경제·금융

183회 임시국회 대정부질문 결산/한보 의혹·경제위기 추궁

◎대출실명제 제안 등 「경제 살리기」 처방도/몸통논·부도배경·5조 대출비리 질타제183회 임시국회 대정부질문은 각종 의혹에 싸인 「한보게이트」의 진상규명과 나라경제를 위기로 몰고 간 김영삼 정부의 책임론을 추궁하는데 집중됐다. 이번 대정부질문은 그러나 김대통령이 지난 2월25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한보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죄한데다 이수성총리를 비롯, 일괄사의를 표명한 국무위원들을 대상으로 이뤄져 김빠진 감이 없지 않았다. 더욱이 한보게이트는 정치권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탓인지 정부를 상대로 호되게 비판하는 수준에 머물렸으며 정부 책임자들도 검찰 수사결과 발표에 준한 교과서적인 답변에 그쳐 국민들의 의혹을 시원하게 풀어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 강하다. 여야의원들은 그런데도 지난 2월24일부터 이달 3일까지 계속된 대정부 질문을 통해 검찰에서 밝히지않고 넘어간 한보게이트의 「몸통」과 한보철강의 부도처리 배경, 5조원에 달한 거액대출 비리과정에서 금융감독기관의 역할, 한보사태로 실종된 2조원의 행방을 거론하면서 정부를 질타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민주당 등 야당의원들은 『검찰의 한보수사는 시중에 나돈 김대통령 차남 현철씨 등의 배후세력을 은폐하기 위한 「면제부용」』이라며 『특별감사제 실시를 통해 한보사태의 전면재수사는 물론 현철씨를 국회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시켜 철저히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강력 주장했다. 특히 국민회의 임채정 의원(서울 노원을)은 『현철씨가 한보철강 설비도입에 관여, 거액의 리베이트를 챙겼으며 안기부 간부를 동원, 「재벌 2세」들을 조직해서 재계를 특별 관리했다』고 주장해 적지않은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국민회의 김경재 의원(전남 순천갑)은 『지난 92년 대선때 김영삼 대통령은 민자당 대표당시 정태수 총회장으로부터 6백억원 규모의 선거자금을 지원받았다는 설이 강하게 나돌고 있다』고 폭로했다. 신한국당 의원들은 『한보게이트 의혹을 정확히 밝히되 이번 한보사태를 계기로 금융개혁과 규제혁파를 통해 정경유착을 근원적으로 막을 제도적 개혁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이들은 또 오는 12월에 실시될 대선전략으로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과의 관련설을 거론하면서 야당의 집중타에 맞불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물론 나름대로 소신있는 신한국당 서상목 의원(서울 강남갑)과 남평우 의원(경기 수원팔달)은 『수조원에 달하는 한보 비자금 사용처에 대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김대통령의 대선자금 규모와 출처를 공개하라』고 촉구, 기염을 토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책임감을 느낀 일부 여야의원들은 또한 위기에 처한 경제살리기 처방전으로 돈세탁금지법 제정(국민회의 김충조)과 대출실명제(신한국당 이상배), 금융산업구조개혁(신한국당 서상목), 규제혁파(신한국당 이강두) 등을 제안해 관심을 끌었다. 반면 상당수 여야의원들은 한보사태 진상규명과 국정위기 초래 책임론, 경제회생 대안 마련 등 핵심질문을 외면한 채 당 지도부의 환심을 사기 위한 포석으로 한물간 「색깔론」등을 제기, 국회에서 소모전을 야기시킨 구태를 재연하기도 했다. 또 본회의장에서 공공연히 「정상배」 「걸레같은 여자…」 「싸가지 없이…」등의 폭언을 퍼부어 선량의 품위를 크게 손상시켰다. 아무튼 정치권은 이번 임시국회 대정부질문을 통해 한보게이트에 대한 정부책임을 추궁했으며 경제회생책 마련을 촉구하는 긍정적인 면이 컸다는 지적이 우세하다.<황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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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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