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검찰 'BBK 주가조작' 수사 가속도

후보 등록전 중간발표 가능성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주가조작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이 후보 측 참고인들이 검찰 수사에 적극 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가 대선후보 등록(25~26일) 이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BBK 주가조작 사건’ 등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최재경 부장검사)은 19일 핵심인물 김경준(41)씨에 대해 나흘째 조사했다. 검찰은 김씨가 제출한 증거자료의 신빙성 및 진위 여부를 가리는 동시에 김씨와 이 후보의 사업 파트너 시절 업무에 관여했던 이 후보 측 인사들을 잇따라 불러 조사했다. 수사팀은 이날 BBK가 운용했던 MAF펀드에 투자했던 삼성생명, 심텍, ㈜다스(옛 대부기공), 오리엔스캐피탈 등의 관계자를 불러 투자 경위 등을 조사했다. ◆ 김백준씨 등 BBK 핵심 관련자 줄소환=검찰은 지난주 말 이 후보의 최측근인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 등을 불러 BBK와 LKe뱅크의 관계, ㈜다스의 BBK 출자금 행방 등을 캐 물었다. 일부 관련자들은 소환돼 10시간여 이상의 고강도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비슷한 시기에 LKe뱅크와 옵셔널벤처스에 근무하면서 자금 송금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 후보 비서 출신의 이진영씨와 옵셔널벤처스 증자 공시 담당자 및 당시 여직원도 소환했다. 김씨 송환 전인 지난 14∼15일에는 BBK 자금담당 직원이었던 Y씨를 불러 이 회사에서 김씨가 거액의 공금을 빼돌렸던 경위와 이 후보의 관련성 여부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대선후보 등록일이 이번주 말로 다가옴에 따라 신속히 사건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고 보고 동시다발적인 참고인 조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제3의 참고인이 수사 성패 좌우할 수도=김씨와 이 후보 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에서 객관적인 입장에서 사실 관계를 진술할 기관투자가 등 ‘제3의 참고인’이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시 BBK가 운용했던 MAF펀드에는 삼성생명(100억원), 심텍(50억원), ㈜다스(옛 대부기공ㆍ190억원), 오리엔스캐피탈(47억원) 등이 총 585억여원을 투자해 “이 후보의 영향력으로 투자를 결정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검찰은 이들 업체 책임자나 관계자도 소환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김씨가 당시 상황에 대해 진술한 내용의 신빙성과 그가 제출한 자료의 증거 능력, 이 후보 측의 반박 자료, 또 어느 쪽 입장도 대변하지 않는 제3의 참고인 진술 내용이 수사 결과의 향방을 가늠하는 변수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 김경준씨도 수사에 적극=김씨도 검찰 조사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씨가 송환 첫날 미소를 짓는 등 여유를 보였고 구속영장이 발부돼 수감될 때도 오른손 엄지를 위로 곧추세워 보이며 자신감을 드러낸 것에서 예견됐다는 해석이다. 그는 또 최근 검찰청사에 들어서면서 작심한 듯 “일부러 이때 온 게 아니다” “(주장을 입증할 자료를) 갖고 온 게 있다”며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뜻이 있다는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검찰이 이번 사건에 대한 완전한 진실규명을 위해서는 이 후보에 대한 소환조사가 불가피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이 후보만 빼고 전부 검찰에 나가 화끈하게 사실관계를 증언한다”고 밝혀 검찰의 이 후보 소환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검찰은 김씨가 제출한 ‘서류’의 진위 여부를 검토해 분석하는 동시에 쌍끌이식 참고인 소환조사를 통해 의외의 진술을 얻어내려 노력하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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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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