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에셋플러스] 삼성전자, 3세 승계과정 자사주 대거 매입 가능성

대주주 지분 4.7% 불과… 그룹차원 지배력 낮아

인적분할·주식교환 통해 지주회사 전환 전망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입원 이후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고공행진을 구가하고 있다. 입원 이후 13거래일 동안 주가는 7% 이상 급등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140만원 선도 회복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6,347억원 어치의 주식을 쓸어 담으며 삼성전자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과시했다. 오너 리스크가 오히려 주가의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한 셈이다.

삼성전자의 이례적인 행보의 이면에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 3세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과정의 최대 수혜주로 삼성전자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그룹 차원의 지배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삼성전자가 인적분할과 주식교환을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대규모 자사주 매입 등이 이뤄질 개연성이 크며, 전환 이후에는 삼성전자의 몸값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현재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삼성전자의 그룹 내 위치와 압도적인 몸집에 비해 그룹 차원의 지배력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다. 이건희 회장의 보유 주식을 포함한 대주주 일가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4.7% 수준에 불과하며,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계열사의 보유 지분을 합해도 13%에 그친다.

지난 2012년 발의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의 의결권이 5% 이내로 제한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삼성전자가 그룹 매출 및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이례적인 지배구조다.

추가적인 지분 매입을 통한 지배력 강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지주회사 전환 시 자회사 최소 지분 보유 요건인 20%를 맞추기 위해서는 42조원(추정치)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 인적분할과 주식교환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용부담 없이 손쉽게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시나리오"라며 "분할 이후 시가총액 규모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소액주주들의 지지가 예상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인적분할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11.1%와 유가증권 45조3,000억원을 토대로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다. 분할 후 이 회장 및 특수 관계자가 보유한 사업회사의 보유지분을 지주회사에 현물 출자한다. 결과적으로 지주회사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지분율과 사업회사에 대한 지주회사의 지분율이 동시에 높아진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자사주를 추가적으로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현 11%인 자사주 비율을 15%까지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사주 추가매입 과정에서 8조원 가량이 사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상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배당 확대 가능성도 기대된다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분할 이후 사업 지주의 현금을 확충할 목적으로 배당을 늘릴 개연성이 크다"며 "시가배당률 3%를 가정할 경우 매년 사업지주로 들어오는 배당금만 6조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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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분할 이후 기업가치(시가총액)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분할에 따른 사업회사의 예상 시가총액은 137조원 수준인데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약 37조원)을 감안하면 저평가된 수치"라며 "주가가 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수요둔화 우려 반도체가 해소

메모리반도체 안정적 성장세
2분기 영업익 7% 증가 전망
비메모리 내년 수익성 가시화


스마트폰 수요 둔화 우려가 불거지며 삼성전자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 기준 인터넷·모바일(IM) 부문의 매출 비중이 삼성전자 매출에서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원화마저 강세 흐름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2011년을 기점으로 IM 부문에 밀려 '왕자'의 자리를 내준 반도체 사업 부문이 다시금 부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으며, 아직은 지지부진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도 독보적인 기술력을 토대로 내년부터는 수익성이 가시화할 것이라는 평가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은 2·4분기에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2조9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 증가할 것"이라며 "D램 가격이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는 데다 빅데이터 관련 데이터베이스(DB) 기술 발전 및 퍼블릭 클라우드 사용자 확대로 인해 서버 D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은 내년부터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14나노 핀펫(14nm FinFET) 공정이 내년부터 본격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도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핀펫 도입은 트랜지스터의 구조를 전면 변경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정 기술상 많은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14나노급 공정에서는 비메모리 업체들 간의 기술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삼성전자의 핀펫 기술력이 업계 최고 수준으로 파악되는 만큼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고속성장을 기대해 볼만하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IM부문의 이익 축소보다는 반도체 부문의 이익 확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김경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 기여도가 23%까지 증가할 전망"이라며 "기여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전자의 실적을 판단할 때는 반도체 부문의 이익 확대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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