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기운동/신바람] 22. 창신금속
가정 뷔페용기 첫 개발…美에 120억 수출개가
주방용기 생산업체인 창신금속(대표 박창수)은 가정용 뷔페 용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 단 몇개월 만에 전세계 유통망을 통해 공급하는 등 세계적인 상품으로 만든 기업이다.
그동안 호텔 및 뷔페식당의 업소용 뷔페 주방용기를 미국시장에 수출해온 이 업체는 홈파티가 생활화돼 있는 미국인의 취향을 겨냥, 다용도로 고안한 주방용기를 내놓으면서 대히트를 했다.
지난해 초 이 제품 샘플을 받아본 미국 코스트코사(전 프라이스클럽)가 같은해 5월 1,000만달러(약120억원)어치의 수출계약을 맺으면서 전세계 대형할인매장 유통망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
주방용기 단일품목으로 한건에 1,000만달러 수출계약을 체결한 것은 중소기업으로서는 드문 일. 이 회사는 지난달까지 컨테이너(40피트 하이큐 기준) 180개를 선적, 한달 평균 30개를 미국에 보냈다. 창신금속은 그동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수출해왔으나 자사제품의 세계화에 힘입어 최근 인천전문대 디자인학과와 함께 자가 브랜드인 '슈바인'을 개발했다.
홈파티용 주방용기가 인기를 끌자 중국ㆍ인도네시아 등에서는 이 제품을 비슷하게 모방해 해외시장에 내놓고 있다.
특히 뚜껑을 용기 옆에 걸쳐놓을 수 있도록 고안된 '뚜껑 거치대'는 다른 나라에서도 모방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물론 이 제품들은 디자인이나 품질면에서 큰 차이가 있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디자인이나 연마기술은 단시간에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홈파티용 제품은 단순하게 만들어진 게 아니다. 20여년간 주방용기를 만들어온 박창수 사장이 세계적인 상품을 꼭 만들고 말겠다는 강한 의지를 실현한 결과다.
박 사장은 지난 98년 IMF 이후 환율상승에 따른 수출호황 및 환차익을 디자인 개발에 투자했다. 박 사장의 성공비결은 자사제품 모방에 대비, 신상품을 내놓을 때 미리 또 다른 디자인을 개발해 대량생산 시스템으로 생산원가를 줄여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다른 회사에서 같은 비용으로 똑같은 제품을 만들 수 있으면 이미 자기 것이 될 수 없습니다. 남들이 따라 할 수 없을 때 비로소 세계적인 상품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거지요."
지난해 한국산업디자인상 및 GD마크 획득과 함께 5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한 창신금속은 미국시장에 공급하느라 내수에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 조만간 설비공장이 증축되면 국내에도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박 사장의 경영방식은 남다르다. 사무실에는 관리직 사원이 없다. 생산직 외 사무직은 여직원 한명밖에 없다. 간부사원은 생산부장과 생산과장뿐이다. 바이어 상담과 해외출장ㆍ무역 등 모든 업무는 박 사장이 한다. 매달 한번 이상은 해외전시장에 나간다.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관리직을 많이 두지 않는 것도 경쟁력에 뒤지지 않기 위해서는 신속한 구조조정과 업종변화에 대한 발빠른 대처가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인천=김인완기자 iy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