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권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 초단기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에서 동시에 자금이 이탈하면서, 뮤추얼펀드를 제외한 투신권 전체 자금이 4개월만에 150조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투신권이 심상치 않은 자금이탈 기류에 휩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7일 투자신탁협회에 따르면 최근 한달 사이에 투신권 자금이 최소 5조원 이상 줄어들었으며, 최근 감소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 5일 현재 전체 투신권 수탁액은 159조6,220억원으로 이중 폐쇄형인 뮤추얼펀드를 제외한 계약형은 149조2,7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월16일 이후 처음으로 150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주식형펀드는 지난달 17일 9조원대가 깨진 이후 줄곧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채권형편드는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한 주말 이후 장기채권형을 중심으로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초단기자금인 MMF는 최근 4일 동안 3조원에 이르는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움직임은 그동안 주식형이 빠지면 채권형이 늘고, 채권형이 빠지면 주식형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는 점에서도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식시장은 물론 채권시장이 금리 변동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애실 대한투자증권 채권담당 애널리스트는 “주식형ㆍ채권형ㆍMMF 가릴 것 없이 투신권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며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개인들의 환매요구가 늘고 있는데다, 장단기 금리가 급등하며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자 금리변동에 민감한 자금들이 채권형에서도 동시에 이탈하고 있다”고 전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최근 카드채 거래가 급감하며 카드채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며 “특히 MMF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단기금리가 상승세를 보이자 일부 발 빠른 기관자금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