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삶의 질 높이는 건강관리] "면역기능 높이기가 치료의 핵심… 암 재발 방지 효과"

면역세포 암치료 세계적 권위자 日구라모치박사<br>환자 5개 면역세포 의학적 분리, 활성화·증식단계 거쳐 다시 투여<br>6회 치료 받은 환자 59% 효험<br>선진바이오텍, 기술 이전 추진

구라모치 박사

구라모치 쓰네오 박사가 면역세포를 배양하고 있는 무균실에서 세포의 배양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센신병원

"암과 면역은 서로 끈끈하게 연결돼 있어요. 암 조직이 면역보다 크면 암세포가 증가해 암이 되지만 면역이 더 크면 암 세포와 암 조직이 작아져 암 발생을 막게 됩니다. 따라서 암 환자에게 어떻게 하면 몸 안의 면역 기능을 끌어올리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면역세포 치료는 항암제나 방사선 등 기존 암 치료로 파괴되고 억제된 면역 기능을 올려주는 것이죠." 최근 일본 구마모토시(市)의 한 작은 마을에 위치한 센신병원에서 면역세포 암 치료의 세계적인 권위자이자 이 병원의 원장인 구라모치 쓰네오(사진) 박사를 만났다. 그는 면역치료 분야의 대가답게 시종일관 여유 있는 표정으로 암환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면역세포치료법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줬다. 면역세포치료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많은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임상연구가 진행됐고 현재 의료현장에서 암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다섯 가지 면역세포 활용해 암 치료 효과 높여=구라모치 박사는 지난 40년 동안 일본 내 대학병원과 의료기관에서 인체 림프구 면역기능의 규명과 면역세포치료법에 관한 연구를 해왔다. 지난 2006년에는 세계 최초로 다섯 가지 면역세포(NKㆍNKTㆍ킬러Tㆍ감마델타Tㆍ수지상세포)를 이용한 '5종복합면역세포치료법'을 개발해 국제특허를 내고 암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그는 "면역세포치료는 일본에서 수술'ㆍ방사선요법ㆍ항암제 등 3대 암 치료에 이어 4대 암 치료로 불린다"면서 "기존의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 등으로 균형이 깨지거나 약해진 면역 기능을 되살려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암 치료는 크게 ▦수술 ▦방사선요법 ▦화학요법(항암제)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중 가장 확실하게 암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수술이다. 하지만 혈액암을 제외한 고형암 1~2기나 드물게 3기초 정도의 암에만 해당하고 그 이상 진행된 암과 전이ㆍ재발된 암은 수술을 못하거나 제약이 따른다. 근래 비약적인 발전을 거둔 방사선 치료는 국소적인 치료라는 한계가 있다. 항암제 치료도 완치되는 암의 종류가 그리 많지 않다. 또 이들 치료법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후유증과 부작용이 따른다는 점이 암환자들을 힘들게 한다. 이에 비해 구라모치 박사가 개발한 5종복합면역치료는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를 이용한 치료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어 암환자들의 육체적ㆍ정신적인 고통을 줄여준다. 또 복합면역요법은 환자의 피에서 5개의 면역세포를 의학적으로 분리→활성화→증식 단계를 거쳐 암을 치료하기 때문에 과거에 한 두 개의 면역세포만을 활성화해 치료했던 것에 비해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5개의 면역세포가 마치 팀플레이를 하듯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구라모치 박사는 "치료는 환자의 5종 면역세포를 확보하기 위해 채혈을 30㏄ 정도 한다"면서 "채혈 당시 500만~1,000만개의 면역세포는 2주간 3차에 걸쳐 20억~50억개로 배양되고 활성화돼 환자의 몸에 링거로 다시 돌려보내게 된다"고 설명했다. ◇복합면역치료, 암 재발 방지 및 암환자 삶의 질 개선에 도움=5종복합면역요법의 실제 효과는 어느 정도 될까. 구라모치 박사는 2006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5종 복합면역요법을 1사이클(6회) 받은 암환자 141명을 대상으로 치료 전과 후의 상태를 분석한 임상결과를 공개했다. 141명의 암환자 중 130명(92%)은 3기a 이상~4기로 치료를 시작할 당시 다른 장기로 암이 전이돼 수술이 불가능했다. 치료 결과 ▦종양이 작아지고 종양수치가 내려가 재발이 안 된 환자가 28명(20%), ▦종양의 크기가 변함없고 종양수치가 내려가고 전이가 없는 환자는 55명(39%)이었다. 치료효과가 59%인 셈이다. 장기별 효과는 대장암이 18명 중 12명(67%), 위암이 12명 중 8명(67%)으로 가장 좋았고 이어 유방암 17명 중 11명(65%), 폐암 24명 중 14명(58%), 간암 12명 중 7명(58%) 순으로 효과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구라모치 박사는 "복합 면역세포치료로 면역력이 강화되면 암의 재발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삶의 질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면서 "수술, 항암제, 방사선 치료를 할 때 호르몬인 DHEA-s는 저하되지만 면역력이 강화되면 저하된 DHEA-s가 회복ㆍ상승하고 이 호르몬이 상승한 환자는 암의 재발이 없었다"고 말했다. DHEA-s는 부신에서 만들어지는 대부분의 호르몬원이 되는 물질로 노화예방 지표를 측정할 때 쓰이는 만능호르몬이다. 나이가 들면 이 호르몬은 줄어 감염증과 암 등의 발병률이 높아지게 된다. 구라모치 박사의 5종복합면역치료법은 최근 국내 일부 암환자들에게도 알려지면서 매달 15~20명의 전이ㆍ재발 암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센신병원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5종복합면역치료법의 국내 기술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선진바이오텍의 양동근 대표는 "6회 치료가 1사이클인데 회당 치료 비용이 약 400만원으로 비싼 편"이라며 "현재 국내 2~3개 병원과 협의를 진행 중인 만큼 앞으로 국내 병원에서도 암환자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5종면역세포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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