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약사 '의사잡기 마케팅' 사활

제약사 '의사잡기 마케팅' 사활 제약사들이 약의 선택권이 의사들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업의 사활을 걸고 `의사잡기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의-정 협상으로 대체조제가 사실상 봉쇄, 약의 선택권이 의사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이면서 처방전을 발행할 의사공략에 초점에 맞추는 한편 `메디칼 마케팅' 전략수립에 부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처방약 시장 공략을 위한 업체간 과열경쟁으로 `검은 돈 수수' 등 낡은 관행이 또다시 활개칠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의-정 협상으로 대체조제는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본다”며 이렇게 되면 약품선택권이 의사들에게 집중돼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우선 병ㆍ의원 의사들의 공략을 위해 영업조직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그간 지역별로 약국과 병ㆍ의원을 맡는 방식의 조직을 개편, 별도 영업조직을 꾸린다는 복안이다. 일부 업체는 급한 대로 약국담당 영업조직을 축소해 병ㆍ의원쪽을 강화할 계획이다. 업체들은 의약분업 시행을 앞두고 이미 한차례 마케팅 전략을 바꾼바 있다. 업체들은 의약분업을 계기로 병ㆍ의원과 약국으로 분리된 영업조직을 지역별로 묶고 처방 및 조제시장을 공략해 왔다. 병ㆍ의원시장 공략을 위해 업체들은 또한 `메디컬 마케팅'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디컬 마케팅이란 기존처럼 혈연, 지연 등 인맥을 통한 영업이 아닌 약품에 대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것으로 주로 약사자격을 가진 영업 사원들이 담당한다. 이미 몇몇 업체들은 의약분업 이전부터 약사자격증 소지자들을 대거 채용, 영업일선에 배치했다. 업체들은 이와 함께 의사들을 대상으로 판촉활동의 일환으로 학술세미나를 계획하고 있다. 학술세미나는 주로 새로운 신제품 발매를 앞두고 이뤄지는 것으로 가장 효과적으로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자리. 업체들은 또한 의사들이 주로 보는 전문지에 제품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낼 계획이다. 의사들 공략이 제약사 마케팅의 최우선 과제로 부상함에 따라 업체간 과열경쟁에 따른 부작용도 적잖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그 동안 심심치 않게 불거져온 리베이트 수수관행이 예전보다 더욱 성행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현재도 처방건수에 대해 검은 돈이 오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의약분업으로 끊고자 했던 낡은 거래 관행이 다시 활개를 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C사 관계자는 “의사들이 어느 회사 제품을 쓰는가에 따라 업체간 희비가 갈릴 상황인 만큼 약품선택을 둘러싸고 업체들의 로비전이 그 어느 때 보다 치열해 질 것”이라며 “검은 돈이 오가는 구태가 재연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hkim@sed.co.kr 입력시간 2000/10/23 19:33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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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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