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연내 통과를 목표로 한 러시아와의 새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비준안이 22일(현지시간) 상원에서 가결돼 2010년을 ‘해피엔딩’으로 마감하게 됐다. 지난달 중간선거(총선)에서 공화당에 완패하면서 ‘레임덕 세션(중간선거 후 현 의회 마지막 회기)’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동성애자 군복무 관련 법, 감세 연장에 이어 START 비준까지 초당적으로 통과시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승승장구하는 분위기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START 비준안은 상원에서 찬성 71명, 반대 26명으로 가결됐다. 민주당 의원 56명, 무소속 2명과 공화당 상원의원 13명이 찬성표를 던져 가결에 필요한 재적의원 3분의 2(67명) 이상의 지지를 획득했다. 이번 새 협정의 비준은 중단됐던 국제적인 핵군축 협상을 재개시키는 동시에 오바마 대통령의 ‘핵무기 없는 세상’ 구상에 탄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를 토대로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을 겨냥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표결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과 공화당이 안보를 위해 공조한다는 강력한 신호를 전세계에 보냈다”며 “최근 20년간의 무기감축협정에서 가장 중요한 성과”라고 밝혔다.
지난 4월 오바마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서명한 새 START는 각국의 전략 핵무기 숫자를 현재의 2200기에서 1550기로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미 상원의 START 비준안 가결 직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미국 상원의 START 비준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가 앞서 체결한 협정 문구 중 일부가 수정됐다”면서 “관련 내용을 분석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