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합의를 모색하기 위한 6자회담이 오는 12월8일 중국에서 열린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한 뒤 귀국하는 항공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6자회담 개최시기를 공개하고 “(이번 회담의) 목표는 북한의 핵무장 해제와 관련한 합의를 이루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도 6자회담 재개일정과 관련해 “중국 측으로부터 다음달 8일 개최하자는 제의가 있어 수락한다는 답신을 보냈다”면서 “곧 개최일자에 대한 중국의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국ㆍ미국ㆍ일본 정상은 APEC 정상회의 기간인 지난 22일 별도의 3자 정상회담을 갖고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 핵검증 문제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다음달 초 6자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임기 안에 마지막으로 열리는 이번 회담은 북핵 비핵화 2단계를 마무리하기 위해 북미 간 이미 합의된 검증체계에 관한 6자회담 당사국의 추인을 받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변인은 “이번 회담에서는 검증의정서가 문서화돼야 하며 검증에 필요한 핵심 요소들이 검증의정서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해 시료채취에 의한 검증이 담보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이 정권 이양기에 들어선 만큼 버락 오바마 차기 정부와의 관계를 염두에 두고 협상력을 높이는 ‘시간 끌기’ 작전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현 단계에서 회담의 성과를 예상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북한은 이미 12일 외무성 담화를 통해 현안인 북핵 검증과 관련해 “검증방법은 현장방문, 문건확인, 기술자들과의 인터뷰로 한정된다”면서 시료채취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미국은 북한과의 비공식 채널을 통해 부시 행정부와의 마지막 협상에서 진전된 태도를 보일 것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오는 28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회동할 예정이라고 외교통상부가 이날 밝혔다. 7월 열린 6자 수석대표회의에서는 북핵 검증 단계에서 IAEA의 역할을 자문과 지원으로 한정했지만 우리 정부는 IAEA가 보다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협의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