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5일 “2004학년도 수능은 학교교육을 정상화 시키는데 초점을 맞춰 영역별로 교과서 중심의 문제가 다수 출제됐으며, 특히 올해부터 소수점 배점이 사라짐에 따라 정수 배점의 문제를 출제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언어영역=출제위원회는 일단 난이도를 조절했다고 밝혀 지난해보다는 약간 쉽게 출제한 것으로 보인다. 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은 학생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교육과정에서 벗어나거나 지나치게 낯선 문항들은 제작과정에서 배제됐다는 것이 출제위원회의 설명이다. 그러나 실제 수험생들은 올해도 상당히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 정도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인 가운데 지문이 익숙하거나 문제유형을 많이 다뤄봤는지에 따라 `쉽다`, `어렵다`로 반응이 양극화돼 있다.
문항 유형에서는 통합 교과적인 내용과 듣기와 쓰기, 읽기 등을 통합한 영역통합형 문항, 그림 사진, 설계도 등의 시각매체가 수용된 매체 통합형 문항 등도 시도됐다.
◇수리영역=평이하고 쉬웠다는 평으로 수험생의 반응이나 입시학원들의 분석이 대체로 일치한다. 출제위도 “수학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수험생들에게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북돋우고 학습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학교 수업 중에 다룬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내용을 묻는 문항을 다수 출제했다”고 밝혔다. 교과서의 기본 개념과 원리, 법칙 등에 대한 이해 능력을 강조하고 복잡한 계산을 요구하는 문항은 가급적 제외시켰다. 그러나 중위권과 상위권 학생들에 대한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중간 수준 난이도의 문항과 어려운 문항도 함께 출제됐다.
◇사회ㆍ과학탐구영역=사회탐구영역의 일부 선택과목과 과학탐구영역이 지난해나 9월 치러진 모의고사에 비해 약간 까다로웠다는 반응이다. 특히 사탐영역의 5개 선택과목(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ㆍ세계사ㆍ세계지리)은 각 과목에서 중시하는 개념이나 원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항 위주로 출제돼 각 과목간 난이도에 지나친 불균형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자연계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과학탐구영역은 문제 풀기가 수월치 않았다고 수험생들과 일선 고교 교사들은 입을 모았다.
출제위원회는 “교육과정을 충실히 받은 수험생이면 무난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와 대학 신입생 선발 기능 제고를 위해 다양한 난이도의 문제가 섞여 있다”고 밝혀 고난도의 일부 문제로 수험생들이 문제 푸는 데 고생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어영역=영어인 외국어 영역은 평이한 수준이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이다. 출제위원회는 “공통영어 범위 내에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과 대학에서 공부하는데 필요한 영어 사용능력을 측정하는 것을 주요 출제방향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지문의 길이는 예년보다 다소 길어졌으나 어휘나 문법의 수준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유지했으며 `듣기`와 `말하기`의 경우 70~100단어 내외의 대화와 담화 내용으로 구성하되 수험생의 경험 수준에 포함되는 상황이 제시됐다. 또 교육과정상의 중요도,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사고 과정의 복잡성, 지문의 길이나 문장 구성의 복잡성, 난이도 등에 따라 1점과 2점으로 차등 배점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