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태수씨의 집념/사회부 정재홍 기자(기자의 눈)

한보건설(재산보전관리인 구명준)의 유원건설 복귀 시도가 정태수씨 일가의 반대로 무산됐다.한보건설은 13일 대치동 본사에서 지난 6일 연기된 임시주총을 속개하고 회사 이름을 한보건설에서 유원건설로 변경하자는 안건을 상정했으나 정씨 일가의 대리인들이 반대해 실패했다. 이날 사명변경에 동의한 지분은 우리사주조합과 소액주주, 재산보전처분중인 한보철강과 (주)한보의 지분 등 42.5%에 달했다. 그러나 정씨 일가는 한보건설의 지분을 46.5% 보유하고 있어 이들이 반대하는 한 사명변경에 필요한 3분의 2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임직원들이 한뜻으로 경영정상화의 한 방안으로 제시한 사명 변경과 한보그룹과의 결별 시도는 법정관리 개시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정씨 일가측 대리인은 『한보그룹에 인수된 회사가 다시 옛 상호를 되찾는다는 것은 한보그룹으로부터 벗어나려는 것인 만큼 허용할 수 없다』며 정태수씨의 강한 재기집념을 드러냈다. 정씨는 최근 변호사 메모 파동에서 드러났듯이 현재의 위기를 잘 넘기면 재기할 수 있다고 여기는 듯하다. 정치역학 관계를 이용해 시간 벌기를 꾀한다든가, 한보그룹 경영권 분쟁을 야기시켜 공매 절차를 지연시킨다든가 하는 방법으로 한보사태 해결을 다음 정권으로 미루려는 빛이 역력하다. 정태수씨 일가의 「한보 지키기」는 끝이없는 욕망의 찌꺼기를 보는 것 같아 뒷맛이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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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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