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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무조건 올인했어야 했다

제11보(201∼233)<br>○이세돌 9단 ●구리 9단 <제3회비씨카드배결승5번기제4국>



흑3이 놓인 시점에서 이 바둑의 운명이 결정되었다. 백의 꼬리부분 8점이 떨어지게 되었다. 꼬리 치고는 너무도 거대한 꼬리였다. 구리는 흑15를 선수로 두고 흑17로 수상전의 급소부터 두었다. 홍성기8단이 사이버오로에 참고도1의 흑1 이하 19를 이미 올려놓고 있었다. 큰 패가 나는데 흑19가 절호의 팻감이 되어 백이 못 견딘다는 얘기였다. 이세돌은 꼬리 부분 8점을 떼주고 말았다. 그와 동시에 승부도 끝났다. 이세돌은 몇수 더 두어보다가 돌을 던졌다. 허망한 역전패였다. "원래는 백이 거대한 흑대마를 잡을 수 있었는데 이세돌답지 못하게 주춤거렸어요. 일직선으로 올인했더라면 흑대마는 살길이 없었어요."(김영환) 중반에 참고도2의 백1로 두고 흑이 2 이하 8로 응수할 때 백9로 따냈더라면 흑대마가 잡혔을 것이다. 실전은 백1로 A에 두었기 때문에 뒷맛이 나빠졌고 도리어 백이 큰 손실을 입게 되었던 것이다. 이세돌은 혹시 흑대마를 놓치더라도 좌변을 관통하면 이긴다고 믿었던 것이지만 그 생각이 안일했다. 잡으러 갈 때는 무조건 올인해야 한다. '혹시 놓치더라도'는 머릿속에서 지워야 한다. 성경에도 있지 않은가.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치 않다고(누가복음 9장 62절). 이세돌은 두 마음을 품었다가 자멸했다. 2백33수 이하줄임 흑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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