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도널드 "이젠 내가 골프 황제"

아이언 샷과 위기관리 능력으로 단타자 약점 극복 <br>“지난해 첫 딸 낳은 뒤 책임감 느끼면서 상승세” 밝히기도



남자골프 세계랭킹 상위권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루크 도널드(34ㆍ잉글랜드)가 새로운 1인자로 등극했다. 도널드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서리의 웬트워스 골프장(파71ㆍ7,261야드)에서 열린 유럽프로골프투어 BMW PGA챔피언십 마지막 날 경기에서 세계랭킹 1위였던 리 웨스트우드(37ㆍ잉글랜드)와 연장전 끝에 우승을 차지, 1ㆍ2위 자리를 맞바꾸는 데 성공했다. ◇스코어 메이킹의 귀재= 도널드는 이번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평균 드라이버 샷 거리 부문에서 277.7야드로 163위에 머물러 있다. 유럽투어에서는 260.88야드를 기록 중이다. 그러면서도 평균타수에서는 PGA 투어 1위(69.19타), 유럽에서는 3위(69.42타)를 달리고 있다. 175cm에 73kg, 크지 않은 체격의 도널드는 한 마디로 폭발력은 없지만 조용히 스코어를 만들 줄 아는 선수다. 그의 강점으로는 아이언 샷과 위기관리 능력이 꼽힌다. 70%에 육박하는 그린 적중률은 짧은 드라이버 샷 거리를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그린을 놓쳤을 때 파 또는 버디로 막아내는 비율인 스크램블링은 최정상급이다. 올해 67.95%로 PGA 투어 3위에 올라 있고 지난해에는 1위를 차지했다. 이는 평균타수를 낮추기 위한 필수 요건이다. 또 상대의 기를 꺾는 효과도 발휘한다. 더 멀리서도 홀에 붙이고 그린을 놓쳐도 좀체 보기를 범하지 않는 게 그의 골프다. ◇아이언 샷 비결은 왼쪽 어깨 낮추기= ‘면도날’ 아이언 샷의 비결은 뭘까.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에디터로도 활동했던 도널드는 우선 왼쪽 어깨를 낮게 움직일 것을 조언했다. 백스윙 때 왼쪽 어깨를 턱 밑으로 움직이는 게 열쇠다. 이렇게 해야 어드레스 때 만들었던 상체의 자세가 그대로 유지되며 백스윙 톱에서 인사이드-아웃 궤도의 다운스윙을 출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정확한 어깨 회전을 파악하려면 볼이 놓이는 자리가 발보다 낮은 경사면에서 스윙을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디봇을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 앞으로 숙여준 각도를 유지하면 정확한 하향타격으로 볼을 때리기 때문에 뗏장을 뜯어내게 된다. 엉덩이를 뒤로 내밀고 가슴이 볼을 향하도록 한 준비자세가 임팩트 구간에서 재연되도록 노력하면 양팔을 뻗어주면서 날카로운 각도의 다운블로를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아빠’의 이름으로= 2001년 프로로 데뷔한 도널드는 폴 케이시(잉글랜드), 찰스 하웰 3세(미국), 애덤 스콧(호주) 등과 함께 ‘차세대 황제’ 후보로 지목됐다. 2002년 11월 PGA 투어 서던팜뷰로클래식에서 첫 승을 따내는 등 2006년까지 미국과 유럽 투어에서 통산 4승을 거둔 그는 이후 침체를 겪으며 10위 이내까지 올랐던 세계랭킹이 30위 밖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마드리드마스터스 우승으로 다시 시동을 걸었고 특히 지난 2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츄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 우승을 시작으로 이번 유럽 PGA챔피언십까지 9개 대회에 참가하는 동안 한번도 10위 밖으로 밀리지 않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PGA 4승, 유럽 3승 등 통산 7승 가운데 최근 12개월 동안 3승을 올려 랭킹포인트를 높였다. “지난해 첫 딸을 낳은 뒤 책임감을 갖게 되면서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한 것 같다”고 상승세의 ‘진짜 이유’를 밝힌 그는 오는 11월 둘째 아이를 얻게 된다는 사실도 전했다. 1986년 골프 세계랭킹 시스템 도입 이후 1위에 오른 역대 15번째 선수가 된 그는 “이 순간이 매우 특별하고 자랑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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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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