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연기금이 달라졌다… 주가 올라도 꾸준히 매수


최근 주식시장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연기금이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면서 증시 수급의 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하락장에서 저가매수에만 집중했던 모습과 달리 최근에는 주가상승에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연기금이 투신 등과 함께 주요 수급 주체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이들이 매수하는 업종이나 종목을 주목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2,987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연기금이 바로 직전인 지난 5월25일부터 6월13일까지 총 3,429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던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대외 불확실성이 서서히 약화되면서 매수기조로 완전하게 돌아선 셈이다. 특히 연기금은 최근 코스피지수가 2,100에 안착하는 등 상승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에서도 매수 강도를 오히려 강화하고 있어 증권업계로부터 “더 이상의 주가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안도감을 주고 있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사흘 연속 상승하면서 2,125.74까지 올랐던 지난 1일 연기금은 712억원을 사들이면서 지난 5월12일 이후 두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기금의 이 같은 적극적인 행보는 과거 주가하락기에 저가매수에 치중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실제로 연기금이 본격적으로 매수에 나선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일까지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주가가 단순히 지지 받았다기보다는 오히려 코스피지수 이상으로 상승하는 흐름을 보인 기업이 많다. 이 기간 연기금이 전체에서 두번째로 많은 444억원을 순매수한 우리금융의 경우 주가가 6.46% 상승했으며, 441억원 어치를 사들인 대림산업의 경우 무려 18.98%나 올랐다. 437억원 매수우위를 보인 KT는 10.33%나 올랐으며, 각각 402억원, 347억원을 순매수한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6.20%, 5.04%씩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3.76% 상승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연기금이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연기금이 더 이상 큰폭의 주가하락은 없을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당분간 매수세를 확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증시가 상승의 초입국면에 이제 막 진입한 시점인데다가 특히 연기금이 올해 증시에서 사들인 주식 규모가 3조1,930억원 밖에 안 된다는 점도 추가 매수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올해 연간 주식 투자계획으로 11조8,000억원을 설정한 바 있다. 올해 목표치에 비해 아직 8조6,000억원 가량의 여유가 있는 셈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증시상승은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이 핵심적으로 이끌고 있다”며 “아직 공격적인 매수까진 나서지 못하고 있는 외국인에 비해 이들은 투자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되기 전까진 연기금의 매수 현황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연기금이 현재 사는 업종ㆍ종목의 경우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 수준이 상당히 저평가된 경우가 많아 앞으로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몇 달동안 증시 조정으로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고 있어서 앞으로 연기금의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연기금이 주로 매수하는 업종은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돌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이들 업종에 주목하는 것이 좋은 투자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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