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실상과 거리 먼 '역대 최저치' 지니계수

국민의 소득 불균형 정도를 평가하는 대표적 수치 가운데 지니계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공식 지표가 나왔다. 통계청이 가계동향 조사를 토대로 산출한 지난해 지니계수는 0.302로 전년의 0.307보다 0.005 감소했을 뿐 아니라 전체 가구 통계를 시작한 지난 2006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심하고 반대로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다는 것을 뜻하는데 '0.302'라는 수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지니계수 0.314(2010년 기준)를 밑도는 수준이다. 게다가 중산층(중위소득 50∼150%) 비중까지 65.6%로 2006년 이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으니 수치상으로만 본다면 양극화 해소에 관한 한 정부에는 고무적인 결과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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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행 지니계수는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반쪽짜리 통계수치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표본 수 자체가 너무 적은데다 불응률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이런 문제점을 보완해 지난해 가계금융·복지조사를 기준으로 산출한 새 지니계수는 0.353으로 나타났다. OECD 회원국 가운데 6번째로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전혀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것이다. 더욱이 통계청이 작성한 울프슨지수도 2012년 0.256으로 2011년(0.254)보다 높아져 '양극화 심화→중산층 몰락'이 되레 확대되고 있음을 뒷받침해 중산층이 살아나고 있다는 이번 진단과 상충되고 있다.

정부도 현행 지니계수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보완을 위해 힘쓰고는 있다. 새 지니계수를 만들고 울프슨지수를 지니계수의 보조지표로 활용하는 것 등이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다만 정부의 지니계수를 바로미터처럼 주장하는 것은 소득 불균형에 대한 오해나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 우리의 지니계수는 이자, 배당금, 임대료 수입 등 근로자외 가구의 재산소득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상과 거리가 먼 통계수치는 잘못된 현실진단과 정책적 오판을 유발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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