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네덜란드 법원서 손들어줘 삼성 승기 잡아 쿡, 잡스 공백 메우려 소송전 확대할 수도

■ 삼성-애플 특허소송은 어디로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전격적인 사임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공방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전날 네덜란드 법원이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주면서 삼성전자가 향후 소송전에서 승기를 잡았다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애플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법원은 애플이 삼성전자에 제기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10건 중 9건에 대해 무혐의 판결을 내렸다. 애플이 주장한 디자인 및 사용자환경(UI) 침해 여부에 대해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 중 확정 판결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사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 9개국 법원에서 19건의 소송을 벌여왔다. 이번 판결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공방을 가늠하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애플은 줄곧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와 태블릿PC 갤럭시탭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디자인∙메뉴∙인터페이스 등을 베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그간 잇따른 애플의 특허 공세는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특허소송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향후 소송전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첫 판결이 나온 이상 다른 판결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놓인 애플이 한층 특허공세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열쇠는 잡스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CEO 자리에 오른 티머시 쿡이 쥐고 있다. 쿡은 그동안 애플 내부에서 조용한 리더십을 발휘해왔으나 올 들어 잇따라 독설을 내뱉으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쿡은 올 1월 실적발표 행사장에서 "경쟁사의 태블릿PC는 크기만 키운 스마트폰에 불과하다"라며 "기괴한 제품일 뿐만 아니라 가격이나 출시 시기를 고려할 때 시장에서 증기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을 놓고 "출시되자마자 사망할 것"이라고 비난했던 잡스 못지않은 독설가로 떠오른 것이다. 이 때문에 향후 잡스 부재에 따른 리더십 논란이 제기될 경우 이를 불식시키고자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LG전자ㆍ구글ㆍ모토로라ㆍHTC 등으로 소송전을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평소에는 꼼꼼하고 이성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어서 선뜻 대결 구도를 조장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차현태 특허법인 리앤목 변리사는 "통상 가처분 판결은 우선적인 효력이 있지만 본소송에서 뒤집힐 수도 있다"며 "갑작스럽게 최고경영자가 바뀌기는 했지만 애플이 전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삼성전자에 소송을 제기한 만큼 당장 소송 전략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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