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 LG’ 가속 공격행보 LG '대대적 현금확보' 왜?계열사 지분매각등 통해 2兆5,000억 자금조달“전자·화학부문 글로벌 경쟁력 높이기용” 분석속일부선“업황 불투명 대비한 보수적 전략일수도” 문성진 기자 hnsj@sed.co.kr '공격경영을 위한 실탄 확보?' 올해 초 GS와 LS의 분가(分家) 이후 정상궤도에서 이탈할 조짐을 보여온 LG가 최근 '현금 확보'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LG는 지난 4월 이후 7월까지 계열사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1조원 가량을 모았다. 그룹 주력인 LG전자는 LG필립스LCD 지분을 처분해 1조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했으며 15일에는 오티스LG엘리베이터 지분 매각을 통해 3,300억원을 추가로 조달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일등 LG'를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시작하기 위한 사전포석인지, 업황 불투명에 대비한 보수적인 전략인지는 아직 방향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제3의 움직임이 있다=재계 주변에서는 최근 LG가 현금유동성을 대규모로 확보하는 것과 관련, "기존 주력인 전자ㆍ화학의 경쟁력을 높이거나, 아니면 새로운 캐시카우를 육성하기 위해 대대적인 자금계획을 마련하는 모습"으로 보고 있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LG는 비록 올해 순이익 규모가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주력 계열사를 통한 순이익 창출구조가 탄탄하고 최근 그룹 브랜드에 대한 글로벌 이미지가 개선되고 있다"며 "LG의 상황을 감안할 때 유동성 위험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LG가 확보한 현금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는 점. LG가 확보한 현금은 대략 2조5,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현재로서 가장 큰 가능성은 주력 계열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영원한 라이벌인 삼성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 실제로 LG전자는 최근 50여종의 휴대전화 신제품을 내놓으며 공세로 전환했고 LG화학은 미국ㆍ중국 현지 생산기지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시장에 나와 있는 유력 기업 인수. 이 경우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LG인수설이 설득력 있게 와 닿는다. LG의 한 관계자는 "이미 확보한 현금은 그룹 재무구조 개선에 우선 투입할 계획"이라며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만들어 신성장 기회를 모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위기경영'의 본질은 임직원 마인드 변화=시장에서는 LG의 현금 확보와 구본무 회장이 주창하는 '위기경영'의 연계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구 회장은 7월 초 한 임원 세미나에서 "일하는 방식과 사고의 틀을 바꾸지 않으면 '일등LG'는커녕 생존을 걱정해야 할지도 모른다"면서 "CEO들과 임원들이 미래를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해달라"며 '위기'를 언급했다. 이때는 이미 상당액의 현금을 확보한 상황이었다. 전문가들은 "GS와 LS그룹의 분리 이후 '현금 장사'를 하는 계열사들이 떨어져 나가 현금창출 능력에 차질이 발생했을 것"이라면서도 "LG그룹의 위상이 다소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위기경영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이어 지난달 말 열린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서도 "고객이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진정한 고객만족을 통해서만 일등 LG 달성이 가능하다"며 임원들의 환골탈태(換骨奪胎)를 재차 주문했다. 비록 생존의 위기까지는 아니라 해도 현재의 방식으로는 일등 LG를 향한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는 각성이다. 따라서 구 회장이 언급한 '생존위기'는 그룹 분리 이후 임직원들의 마인드 변화를 강력하게 요구하기 위한 정신적 충격요법으로 읽혀진다. 입력시간 : 2005/09/19 1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