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3,486억유로(5,000억달러)의 대규모 자금을 방출한 데 이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00억달러를 시중에 풀자 글로벌 금융시장의 연말 자금경색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FRB는 ECB와 스위스중앙은행(SNB)에 140억달러의 스와프 자금을 지원해 유럽권의 달러 부족도 숨통이 트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FRB는 19일(현지시간) 기간경매방식(TAF)으로 200억달러를 미국 금융시장에 공급했다. ECB와 SNB도 FRB로부터 스와프 거래로 구한 100억달러, 40억달러를 방출했다. FRB의 만기 28일짜리 200억달러 대출 입찰에는 무려 93개 금융기관이 참여해 약 616억달러의 자금지원을 요청, 3.1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리는 최저 입찰금리인 4.17%를 크게 웃도는 4.65%로 결정됐다. 이번 경매에 수많은 금융기관이 몰린 이유는 대출금리가 FRB의 재할인율보다 낮게 결정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날 결정된 대출금리 4.65%는 FRB의 재할인율 4.75%보다 0.1%포인트 낮다. 최근 은행 간 단기금리가 치솟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낮은 수준이다. 3개월짜리 달러 리보는 지난 19일 4.91%로 이번 경매에서 결정된 금리보다 무려 0.26%포인트 높다. 대출기간이 금리 수준에 비해 길고 대출을 신청한 금융기관이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으로 작용했다. 재할인율을 통한 유동성 공급의 경우 이용하는 금융회사의 유동성 부족이 공개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신용도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중앙은행들이 방출한 340억달러의 긴급자금이 꽁꽁 얼어붙은 연말 자금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했다. FRB는 21일에도 200억달러를 공급하며 2008년 1월에도 두 차례에 걸쳐 추가 유동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FRB의 한 관계자는 “이번 유동성 공급이 신용시장 경색 확산을 막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 이후 금리가 치솟아 자금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지원은 신용시장의 경색을 완화하고 자금시장의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