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지난달 30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공습으로 여섯째 아들과 세 명의 손자를 잃었다. 반면 본인은 화를 면했다.
1일(현지시간) 무사 이브라힘 리비아 정부 대변인은 전일 밤 트리폴리에 있는 카다피의 6남 사이프 알-아랍(29)의 집에 나토군의 미사일 공격이 가해져 사이프 알-아랍과 그의 자녀 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사이프 알-아랍은 카다피의 둘째 부인 소생으로 최근 독일에서 공부하다 귀국했으며 정부 내 직책을 맡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리비아 내전 이후 나토군의 공습으로 카다피의 혈육이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다피 부부 역시 당시 이 건물에 있었지만 신변에는 이상이 없다고 이브라힘 대변인은 덧붙였다.
취재진을 대동해 폭격 현장을 보여준 이브라힘 대변인은 “이번 공습은 이 나라의 지도자를 암살하기 위한 직접적인 작전으로 국제법이 허용하지 않는 행위”라며 나토를 맹비난했다.
나토 측은 성명을 내고 카다피의 관저가 있는 바브 알-아지지야 인근의 지휘통제실에 대한 공습 사실은 인정하지만 민간인이 아닌 군사시설이 목표였다고 해명했다. 나토 측은 카다피 아들과 손자들의 사망에 대해 “모든 종류의 인명피해, 특히 분쟁에 따른 무고한 민간인들의 희생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카다피 6남 일가의 사망 소식에 카다피 지지 세력들은 허공에 총기를 발사하며 애도를 표한 반면 반정부 군은 허공을 향해 로켓포와 총기를 발사하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카다피는 지난 1986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 정부의 트리폴리 관저 공습으로 15개월된 수양딸을 잃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