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를 역(逆)주행해 오는 차량을 미처 피하지 못해 충돌사고를 당한 운전자에게 전방을 제대로 주시하지 못한 과실을 물을 순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광주고법 민사4부(재판장 김관재 부장판사)는 2일 고속도로를 역주행한 전모씨 차량과 충돌사고를 일으킨 뒤 뒤따라오던 김모씨 차량과 부딪혀 사망한 양모씨 유족이 전씨와 김씨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2억8,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중앙분리대가 설치된 고속도로에서 운전자가 역주행 차량을 예상, 대비할 주의의무는 없다”고 밝혔다.
호남고속도로를 달리던 전씨는 지난 2000년 9월 새벽 5시께 뒤따라오던 버스에 추돌사고를 당한 후 방향감각을 상실, 반대편 차선에 진입한 채 버스를 뒤쫓겠다는 생각으로 역주행하다 양씨 차량과 1차 사고를 일으켰고 이어 뒤따라오던 김씨 차량이 사고를 보고도 정지하지 않은 채 진행하다 양씨와 2차 추돌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