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안팎 악재에 당국 불신 겹쳐 '공포의 場'으로

한은총재 "상승압력 지속" 발언에 장초반 상승 반전<br>장마감 앞두고 매도개입 없자 일제히 '묻지마 매수'<br>"전망자체 무의미…1,140원이 다음 지지선 될듯"

2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경제정책포럼 주최 조찬 세미나에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해 한국 금융시장 전망과 진단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 총재는 이 자리에서 “환율 상승압력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9월 위기설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오대근기자

안팎 악재에 당국 불신 겹쳐 '공포의 場'으로 한은총재 "상승압력 지속" 발언에 장초반 상승 반전매도개입 없자 장마감 앞두고 10분간 11원 폭등"전망자체 무의미…1,140원이 다음 지지선 될듯" 홍준석 기자 jshong@sed.co.kr 권대경기자 kwon@sed.co.kr 2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경제정책포럼 주최 조찬 세미나에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해 한국 금융시장 전망과 진단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 총재는 이 자리에서 “환율 상승압력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9월 위기설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오대근기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이런 상황에서는 환율 전망이란 게 의미가 없습니다." 원ㆍ달러 환율이 연일 폭등하면서 1,130원대에 진입하자 외환시장이 불신과 공포의 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 강세, 경상수지 적자 등 안팎으로 달러매수 요인만 넘쳐나고 있는 상황에서 외환당국의 불신이 더해지면서 시장이 악순환에 빠져가고 있다고 우려한다. ◇당국 불신으로 장 막판 11원 폭등=이날 환율은 오전만 해도 당국의 강력한 환율안정 의지 표명 등으로 전일 대비 2원 정도 하락해 '패닉' 상황에서 벗어난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환율 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발언 소식이 매수심리를 자극하며 환율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어 시간이 갈수록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장 마감 10분을 남겨놓고 7원가량 상승한 수준에서 매매 공방이 일어났다. 폭등세는 이 때부터 시작됐다. 당국의 강력한 개입을 기대했던 매수세력들이 장 마감을 앞두고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자 일제히 '묻지 마 매수'에 나선 것. 정유사의 결제수요와 손절매성 매수에 뛰어든 투신권 등이 앞다퉈 가세했다. 매물이 없는 상태에서 호가는 계속 올라갔고, 결국 환율은 마감 직전 10분간 11원가량 폭등한 끝에 전일 대비 18원이나 치솟았다. 류현정 한국씨티은행 외화자금팀장은 "당국의 개입을 예상했다가 액션이 없자 여기에 베팅했던 세력들이 달러 되사기에 나서면서 매도 공백 속에서 환율이 장 막판 급등했다"고 말했다. 특히 투신권이 폭등세를 이끈 주역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 팀장은 "환율급등으로 해외펀드의 헤지용 환율에서 평가손이 일어나자 투신권이 10억달러가량의 손절성 매수에 나섰다"면서 "실수요 규모가 이 정도에 달했다는 것은 앞으로 외환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무척 클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 환율 1,140원 넘어 1,200원 가나=시장에서는 1,130원대에 진입한 환율이 어디까지 치솟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하루 수십원씩 폭등하는 상황에서 전망한다는 게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현재로서는 온통 달러 매수요인이 넘쳐나고 있어 상승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류 팀장은 "지금 패닉 상황을 막아줄 곳은 당국밖에 없지만 당국이 말로만 개입하지 실제 액션이 없어 시장의 불안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며 "위쪽 기대심리가 팽배해질 대로 팽배해졌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차트상 당국의 지난 2004년 환율방어선인 일명 '최중경라인' 1,140원이 다음 지지선으로 기대된다"며 "하지만 주요 저항선인 1,100원과 1,120원이 너무 쉽게 뚫려 1,180~1,200원선까지 급하게 올라갈 가능성도 크다"고 우려했다. 이진우 NH투자선물 부장은 "1,140원 이후부터는 큰 매물벽이 없는 등 별다른 저항선이 없다는 게 문제"라며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함부로 얘기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불안심리가 워낙 큰 상황에서 자칫 환율 전망이 환투기 세력에 빌미를 제공해 시장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워낙 가파르게 치솟아 조정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일단 관망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외 상승압력 한동안 지속될 듯=이날 환율 상승에 불을 댕긴 것은 말로만 개입한 정부의 '언행 불일치' 탓이 크지만 이 한은 총재의 발언도 부분적으로 일조했다는 게 시장 일각의 전언이다. 이 총재는 2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국회 경제정책포럼' 조찬 세미나에서 최근 환율 급등과 관련해 "외채와 환율은 표리관계여서 환율 상승압력이 당분간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동안 환율이 상승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외국인이 주식을 팔면 지난해에는 채권에서 메워졌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기본적인 외환 수급면에서 수요가 우위에 있고 그것이 얼마나 가느냐에 따라 환율은 상승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신용경색 악화에 따른 달러난에 국내 외환시장이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한은의 한 관계자는 "이 총재가 향후 환율 전망을 언급하기보다는 최근 환율이 상승하고 있는 원인을 설명한 것"이라며 "앞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줄거나 균형 수준으로 갈 경우 전체적인 환율 상승압력은 약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하락 영향이 9월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돼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면서 환율 상승세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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