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먹다 남긴 오징어를 보관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영업정지처분을 내린 것은 법을 확대 해석한 것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 행정법원 행정 4부(이인형 부장판사)는 김모씨(43)가 서울 중랑구청을 상대로 낸 영업정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9월 서울시 민간합동단속반은 김씨의 주점을 둘러보다 조리장 탁자 위에서 오징어 다리와 버터오징어 조각이 함께 담긴 비닐봉투를 발견했다. 김씨는 “종업원이 키우는 개에게 주려고 보관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구청은 식품위생법 위반을 이유로 영업정지 15일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이에 재판부는 “현재 식품위생법에는 ‘식품접객업자는 손님이 먹고 남은 음식물을 다시 사용하거나 조리해선 안 된다’는 조항(시행규칙 57조)이 있으나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처벌하는 것은 법령을 확대 해석한 것”이라며 영업정지처분을 취소했다.
또한 단속반이 주장한대로 김씨가 오징어를 재사용하기 위해 보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재판부는 “주점 메뉴판의 오징어 사진은 통째로 된 것”이라며 “구청이 적발한 오징어는 찢어져 있었기 때문에 손님에게 다시 나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