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국내 증시의 수급을 이끌고 있는 외국인과 연기금의 매수세가 신성장산업과 조선, 내수 관련 종목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과 연기금이 공통적으로 사들인 종목은 OCI, 삼성중공업 등 모두 38개 종목에 달했다.
종목별로 보면 LG화학ㆍ제일모직ㆍOCIㆍSKC 등 2차 전지와 발광다이오드(LED)ㆍ태양광 등 그룹의 신성장 산업을 책임지고 있는 종목들이 두 투자주체로부터 집중적인 러브콜을 받았다. 또 신세계ㆍ현대백화점 등 유통업종과 외환은행ㆍ현대증권ㆍ삼성화재 등 금융 관련 업종, 그리고 SKㆍCJㆍ효성 등 지주사들도 주요 관심 대상에 포함됐다. 이외에도 에스원, 한국가스공사 등 대표적인 내수 종목들과 한진중공업 등 조선업종도 양 쪽으로부터 모두 선호의 대상으로 꼽혔다.
주목할 것은 지금까지 시장 주도주로 각광받았던 정보기술(IT) 관련주가 이번에는 두 투자주체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양 투자자로부터 공통적으로 사랑을 받았던 종목 중 IT 관련주는 LG전자 하나뿐이었다. 자동차 관련종목으로는 기아차, 현대모비스, 만도 등이 이름을 올렸지만, 현대차와 쌍용차는 찾을 수 없었다.
이처럼 증시의 양대 매수주체가 주식을 사들이면서 이들 종목들의 주가상승률도 시장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OCI의 경우 지난달 말부터 지난 20일까지 무려 25%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고, 효성ㆍ대우조선해양ㆍCJ 등도 10%가 넘게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1%가 채 안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10배가 넘는 성적을 낸 셈이다. 38개 종목 중 주가가 떨어진 곳은 8개 뿐이었다.
전문가들은 미국 등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존재하는 상태에서 기업들의 투자 확대에 따른 내수 확대와 정부와 대기업의 신성장동력 확보 전략과 관련된 업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나라 삼성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투자를 계획하고 추진 중이 기업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 확대 및 신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경쟁력 강화가 기대되는 종목에 우선적인 관심이 둘 것”을 조언했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대기업들의 대규모 설비투자와 고용회복세에 힘입어 국내 내수경기의 차별적인 성장이 가능해 진 상태”라며 “내수주 중 그동안 소외를 받아왔던 건설업종 대표주 등에 대해서도 선별적인 접근을 해 볼만 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