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백년의 유산’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있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마음처럼 안 되는 게 있다.

지난 14일 방송된 ‘백년의 유산’30회에서는 세윤(이정진 분)이 주리(윤아정 분)와 파혼하고 채원(유진 분)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세윤이 결국 주리와의 약혼을 깼다. “은설이 그렇게 보내고 내 인생에 두 번 다시 사랑은 없다고 포기했었는데 이게 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포기하지 말고 한번 더 시작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윤은 다가오는 사랑을 애써 밀어내보려 했다. 하지만 사랑은 밀어낸다고 밀려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그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아버린 것이다. 세윤은 이제 저항하는 것을 멈추고 마주하려고 용기를 냈다.

한 남자의 용기는 다른 한 여자에게는 비수가 되어 돌아왔다. 세윤에게 채원이 사랑이라면, 주리에게도 세윤은 사랑이었다. 사랑하는 남자의 거절은 너무 가슴 아픈 일이다. 주리는 세윤의 파혼에 큰 상처를 받았다. 물론 그가 아직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채원을 잊고 자신을 바라봐줄 줄 알았다. 자신은 채원보다 집안도 좋고 가진 것도 많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채원은 세윤과 어울리지 않았다.


주리는 자신의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음에 분노한다. 자연히 주리의 분노는 자신의 사랑을 빼앗아갔다고 생각하는 채원에게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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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선배랑 무슨 밀약을 한 거야. 나랑 약혼식 깨고 둘이 결혼이라도 하기로 약속한 거야?!”주리는 자신이 상처받은 만큼. 아니 그보다 더 채원에게 상처 주고 싶었다.

“오해하지 말아요. 그런 적 없어요.”채원의 말은 더는 주리에게 들리지 않았다. 주리는 채원만 아니라면, 채원만 나타나지 않았다면 세윤이 언젠가는 자신을 바라봐 줬을 것이라 생각했다. 주리는 지금 무슨 짓을 해서라도 빼앗긴 세윤의 사랑을 다시 찾고 싶었다.

“너한테 마음이 가질 않아. 노력하고 애써봐도 너한테 마음이 가질 않았어.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고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았어.”그렇지만 주리의 이런 노력은 다 헛수고다. 애꿎은 채원에게 분풀이를 한다고 세윤의 사랑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주리의 이런 행동은 세윤이 그녀에게 가지는 실망감만 키울 뿐이다.

“난 억울해서 이렇게 못 끝내. 내가 땡(채원)보다 부족한 게 뭔데.”과연 그녀가 채원보다 부족해서 세윤의 사랑을 얻지 못했던 걸까.

그 동안 주리는 모든 것을 누리며 살아왔다. 자식들만은 고생시키지 않으려 악착같이 돈을 벌어 온 영자(박원숙 분) 덕분에 주리는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며 살았다. 주리는 조금만 노력해도 그녀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유독 세윤만은 그렇지 못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그는 자신의 곁에 와주지 않았다. 그와 보낸 시간을 따지자면 채원보다 주리가 훨씬 더 많다. 주리는 오랜 시간 세윤만을 바라보고 살아왔다. 그에게 어울리는 여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어째 사랑은 자신과 달리 채원에게 가버렸다.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채원에게 말이다. 자신에게는 그렇게 어려웠던 일이 왜 채원에게는 그렇게 쉬웠던 걸까.

모두가 이제 그녀에게 그만 멈추라고 한다. 그보다 더 좋은 남자를 소개시켜주겠다고 말한다. 주리는 멈출 수 없다. 쉽게 단념할 수 없다. 그녀에게 세윤보다 좋은 남자는 없다. 주리는 자신에게 세윤이 없는 삶은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런데 세윤은 이제 그녀와 함께할 수 없다고 말한다. 주리의 사랑은 목적지를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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