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4의 물결 인간게놈혁명] 5(끝). 국내 제약업계 대응

[제4의 물결 인간게놈혁명] 5(끝). 국내 제약업계 대응전 세계 제약업계는 「게놈프로젝트의 완전공개」란 큰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약효는 탁월하고 부작용은 없는 「맞춤약 시대」가 임박, 치열한 개발전쟁을 치뤄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화학적 방식으로 의약품을 만든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을 것이다. 유전자 정보를 활용못하는 제약회사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김대기(金大起) SK생명과학연구소장은 유전자지도 공개 이후 벌어질 신약개발 경쟁을 이렇게 요약했다. 유전자 기능이 규명되면 약의 작용점(DRUG TARGET)이 크게 늘어나고 개발에 걸리는 시간이 대폭 단축돼 개발경쟁이 훨씬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경쟁에서 탈락하는 업체들이 수두룩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이들은 경쟁에서 이겨 살아남기 위해서는 R&D강화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현행 10% 미만에 그치는 국내 제약사들의 R&D 투자비중 갖고는 앞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선진 제약사들은 생존을 위해 R&D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미국의 그락소 웰컴은 매출의 13% 가량인 20억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그런데도 R&D 비용이 30억달러이상 돼야 경쟁력을 갖출수 있다고 보고 스미스클라인비 과 합병을 단행했다. 합병으로 두 회사는 최소한 연 30억달러 이상을 R&D에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독으로 30억달러 이상을 투입할 경우 수익성이 없기 때문에 이런 합병이 불가피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 최근에는 화이자와 워녀램버트가 합병을 마무리 지은 바있다. 이에 반면 국내 제약업계는 어떤가. 국내 업계는 R&D 투자에 인색한 것으로 소문난 지 오래다. 매출액의 3~7%만을 투자하고 있는데 연매출액이 5,000억원을 넘는 곳이 없어 R&D에 들어가는 액수는 손꼽기 조차 부끄러운 실정. 몇몇 국내 업체들은 포스트 게놈 이후 신약개발 전쟁을 대비해 이미 오래전 부터 재무구조를 다져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부족한 기술력을 메꾸기 위해 자체 연구력 강화와 더불어 국내외 유망 바이오벤처 기업과 제휴를 체결 , 기술수혈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대웅제약, 동아제약, 녹십자, 한미약품, 종근당, 환인제약, 부광약품 등은 이미 국내외 바이오 벤처기업에 투자해 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런 정도로는 안된다고 말한다. 장황신(張晃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은 『일정 규모가 안되는 업체들은 신약개발 경쟁에서 탈락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메이저 업체들도 몸집을 지금보다 훨씬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국내 제약업체들이 꿈의 약인 맞춤약을 개발하기까지는 넘을 산이 많다. 유전자 기능을 규명하고 이를 신약개발로 연결짓기 위해서는 연구시설 확충과 전문 연구인력 양성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안순길(安舜吉) 종근당 종합연구소 부소장은 『제약계가 게놈정보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이에 대비하려는 방향설정은 대단히 바람직한 것』이라고 말하고 『연구인프라 열세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인력 양성방안에 대해 한철규(韓哲奎) 아이디알 코리아 사장은 『현장 실습위주의 교육프로그램을 가진 전문대학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지금의 교육체계로는 우수두뇌를 양성할 수 없다』며 다양한 학부 출신들을 모아 연구소나 벤처에서 현장교육 위주로 교과를 구성, 체계적으로 길러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韓 사장은 또 『현재 부족한 연구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연구소 신설보다는 산·관·학 연구기관을 컨소시엄으로 한데 묶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현기자THKIM@SED.CO.KR 입력시간 2000/07/02 19:16 ◀ 이전화면

관련기사



김태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