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하반기 채용시장도 '먹구름'

일부 소수모집 대부분 계획 없어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올 하반기 채용시장은 크게 호전돼 지난해와 같은 취업대란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취업 전문가들은 "국내 경기침체 장기화와 수출 및 내수부진이 맞물려 채용시장 분위기는 지난해와 특별한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적지 않은 기업들이 채용계획을 세우지 않거나 일부만이 소수 채용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취업시장에 찬바람이 가시지 않는 것은 경기가 예상외로 더디게 회복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잘 나가던'삼성전자와 삼성생명조차 인력을 통한 구조조정을 선언한 상황이어서 채용시장의 찬바람이 언제 멈출지 예측할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올 하반기 채용시장은 그 동안 침체 분위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 확실하다. 적지 않은 기업이 채용계획 자체를 갖고 있지 않은데다 계획을 세웠더라도 일정이나 모집인원을 확정하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취업전문사이트 잡링크(www.joblink.co.krㆍ대표 한현숙)가 건설과 광고, 기계려떼? 등 20여 개 분야 12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에 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원을 모집 중이거나 채용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35%에 머물렀다. 전혀 채용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곳도 19%를 차지했다. 채용강세를 보인 곳은 유통부문이다. 유통의 경우 관련 업계 대부분이 하반기에 채용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세계는 대졸 신입ㆍ경력사원, 파트타임을 포함해 2,500명을 채용할 예정이며 현대백화점은 350∼400명을 채용한다. 코오롱상사의 경우 경력사원은 매월 1회 채용하고 신입은 10월 중 모집할 예정이다. 인력유입이 활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정보통신ㆍ컴퓨터 부문도 많은 기업들이 채용계획은 있지만 계획만 세우고 있거나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못한 기업이 50%를 넘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 등 굵직한 기업들의 경우 채용계획은 있지만 정확한 시기나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동양시스템즈와 온세통신, 한국휴렛팩커드 등 정보통신ㆍ컴퓨터 기업의 20%는 수시모집을 통해 사원을 모집하고 있어 공채를 통한 대규모 채용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제약의 경우 다른 부문에 비해 전망이 밝은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광동제약은 지난 7월 30여명을 채용했으며, 종근당도 소규모 채용을 실시했다. 한미약품은 10월 중 50여명을 모집할 예정이며 중외제약은 11월 중 신입사원을 실시할 방침인데 모집인원은 80여명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녹십자와 대웅제약, 동아제약은 채용계획을 세우고 있는 중이고, 일동제약은 매월 상시채용 체계로 전환했다. 화학분야의 전망도 밝다. LG화학과 호남석유화학은 10월 중 직원을 모집할 예정이며 SK케미칼과 제일모직은 전형이 끝난 상태이다. 동부한농화학은 결원발생시 수시모집을 실시하고 있다. 반면 정부투자기관ㆍ협회, 기타제조 부문은 약세를 보여 대부분이 채용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의 경우 IMF이후 불어 닥친 불황으로 인해 한동안 채용시장이 얼어붙어 있었지만 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한 건설 기업들이 약간이나마 채용 의사를 밝히고 있어 내수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0여명을 채용했으며, 계룡건설산업도 정기공채를 통해 40명 정도를 채용했고, 현재는 수시 채용을 실시 중이다. 하반기 채용전망에 대해 잡링크 문현호 사업부장은 "현재의 채용방식이 대규모 공채에서 수시ㆍ소수 채용방식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이와 같은 채용 전망에 맞춰 업종 또는 분야별로 채용 흐름을 잘 파악해 지원한다면 취업이 어렵지 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 예로 LG전자는 공채 없이 수시채용을 통해 1,500명 정도를 충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니텍전자와 동양매직도 수시채용 방식으로 사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보다 더욱 혹독한 취업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구직자들은 자신의 진로를 확실하게 잡아 원하는 기업의 홈페이지를 수시로 드나드는 세심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당부하고 있다. 박상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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