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FRB 의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난 이후 기자회견에서 “경제 상황과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득실을 고려해 자산매입 규모와 속도 등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혀 양적완화의 속도 조절 가능성을 열어 뒀다.
이와 관련, 주요 언론들과 시장 관계자들은 FRB가 양적완화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FOMC 회의 결과를 전하면서 “FRB가 당장은 아니지만 매달 850억달러 어치의 채권을 사들이는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규모를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버냉키 의장이 3차 양적완화 종료 이전에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분석했으며 로이터통신은 “FRB가 미국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가 FOMC 회의 이전에 월가의 전문가 44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5%는 내년 상반기께 양적완화가 완전히 중단될 것으로 예상했다.
FRB 내부에서도 양적완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도 속도 조절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FRB의 일부 관계자들은 경기부양책이 장기간 지속되면 금융시장의 왜곡을 가져오고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월가의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FRB가 이번 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의 조기 종료 등 본격적인 경기 회복에 대비한 이른바 ‘출구전략’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또 장기간의 양적완화로 주식시장이 과열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최고치를 경신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 시장의 거품이 과도하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면 FRB 내부에서 양적완화의 조기 종료론이 힘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