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국민연금 배당투자 강화… 고배당주 길목 지켜라

은행·지주사·게임주 등 올 지분 확대 종목 중 30%

최근 3년 배당·실적 양호… 올해도 배당늘릴 가능성

국민연금 투자패턴 파악… 배당수익 증대 노려볼만


국민연금이 올 들어 지분을 늘린 곳들 중 30%가량은 올해도 배당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은 상장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사들의 배당 확대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올해 투자 정책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와 중국의 경기 둔화 등 '주요2개국(G2) 악재'로 올 하반기 부진한 증시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배당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 확대 전략은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국민연금은 올 초 상장사들의 배당 확대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어 예년보다 높은 배당수익을 얻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6일 금융조사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기존에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 중 올 들어 지분을 늘렸거나 5% 이상의 지분을 취득했다고 새로 공시한 147곳 중 최근 3년 동안의 현금 배당과 영업이익이 연평균 플러스를 기록한 곳은 45개사, 30.6%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 배당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어나는 상장사는 배당을 꾸준히 늘려오고 있는데다 올해 수익성이 좋아 배당을 더 높일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기업들이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지난 4월 위탁운용사 6곳을 선정해 국민연금과 한국거래소가 공동개발한 NPS-KRS배당지수를 벤치마크 삼아 배당주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투자 기업에는 합리적인 배당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은 기업들은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명단을 공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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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전문가들 역시 국민연금이 배당주에 투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분석한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은 연말까지 1조2,000억원을 배당주에 투자하기로 결정했으며 지금 자금을 풀고 있는 상태"라며 "연기금의 자금 집행은 배당주에 중요한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이 배당수익을 노리고 투자를 늘리는 곳들을 살펴보면 우선 은행주가 눈에 띈다. 국민연금은 올해 기업은행(024110) 지분을 8.15%, 신한지주(055550) 지분을 9.10%로 늘렸다. 기업은행과 신한지주는 올해 수익이 안정적인데다 전통적으로 배당을 많이 해왔다. 최진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들의 경우 현재 배당수익률은 3.3% 정도로 추정된다"며 "보통주 자본 비율 등을 고려했을 때 기업은행과 신한지주의 배당 여력이 다른 은행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최대주주의 지분이 많아 통상 자회사에 비해 배당성향이 높은 지주사 투자 비중도 높였다. 국민연금은 올해 CJ(001040)에 대한 지분을 2.07%포인트 추가해 8.49%로 늘렸고 한화(000880)(10.47%), 삼양홀딩스(000070)(10.11%), 노루홀딩스(000320)(7.10%) 등의 주식도 1%포인트 이상 추가 매수했다. 국민연금이 올해 지분 2.94%포인트를 추가해 지분율이 10.31%로 높아진 엔씨소프트 역시 배당 기대주다. 이 회사의 연간 현금 배당액은 2012년 120억원에서 지난해 68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837억원으로 전년(2,782억원) 대비 2%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배당 규모를 더 늘릴 가능성이 있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기존의 게임 사업에서 현금 흐름이 양호할 뿐 아니라 현금 8,000억원, 부동산 6,000억원 등 게임게발사 치고는 많은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앞으로 주주 환원에 대한 요구가 강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국민연금의 배당수익을 노린 투자는 연말로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배당수익을 노린 연기금의 투자금액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야박하게 배당을 하는 기업들에 대한 연기금의 배당 확대 요구가 더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노아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국의 예상 배당성향은 13%, 예상 배당수익률은 1.3%로 글로벌 대비 최저 수준"이라며 "낮은 배당성향은 증시의 밸류에이션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배당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국민연금의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들 중 너무 적게 배당을 실시한 기업에 해명할 기회는 줄 것"이라면서도 "해당 기업의 설명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주주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국민연금의 투자 패턴을 꼼꼼히 파악해 배당수익 확대를 노리는 전략도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한다. 요즘처럼 증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안정적이고 확실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국민연금이 올 들어 지분을 가장 많은 늘린 종목은 나스미디어(089600)로 지난해 말 대비 7.20%포인트 추가 매수해 13.23%로 지분율을 높였다. 이어 신세계(004170)(현재 보유 지분 12.45%)의 지분도 지난해 말 대비 6.6%포인트 늘렸으며 휴켐스(069260)(13.80%)와 한화테크윈(012450)(10.43%)도 지난해 말 대비 5%포인트씩 추가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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