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벽 지하사우나에 불… '대형참사' 날 뻔

1명 숨지고 18명 부상...시민 수백명 대피

새벽 지하사우나에 불… '대형참사' 날 뻔 수백명 대피소동…17명 부상소방시설 '무용지물'어젯밤 가정집선 LPG통 폭발… 40대여자 사망 휴일 서울 시내에서 화재가 잇따라 발생했다. 성수동의 한 대형 사우나에서 일어난 화재의 경우 소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않은 데다 종업원들의 미흡한 대응으로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해 겨울철 화재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 `사우나 화재' 수백명 긴장= 23일 새벽 6시 34분께 서울 성동구 성수2가 3동19층짜리 R타워 지하 1층 990평 규모의 M사우나에서 불이 나 사우나와 건물 안에 있던 시민 수백여 명이 긴급히 대피했다. 사우나 안에 있던 손님 200여명은 모두 대피했으나 그 과정에서 17명이 연기 흡입과 대피시 충돌 등으로 부상해 인근 5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후 소방차 등 차량 43대와 소방관 210여명을 긴급 투입해진화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지하에서 새어나운 연기가 중앙계단 등을 타고 급속히 퍼지는 바람에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사우나 200여평이 타거나 그을린 뒤 화재 발생후 2시간 40여분만인 오전 9시경에야 불이 완전히 꺼졌다. 소방당국은 진화와 별도로 고가사다리 차량 6대를 이용, 건물 안에 갇혀 있던시민 30여명을 구조했으며 옥상으로 대피한 시민 17명은 헬기를 동원해 건물 밖으로 옮겼다. 150여명의 경찰력도 투입돼 건물 밖으로 대피한 시민 100여명을 맞은 편 상가건물 3층 빈 사무실로 안내했으나 일부 시민은 목욕탕에서 서둘러 대피한 듯 가운만걸친 채 맨발로 돌아다니는 모습이 목격됐다. 경찰은 이날 불이 사우나 내 수면실 공기청정기 뒤쪽에서 시작됐다는 손님들의 진술에 따라 누전에 의한 화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중이다. ◆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 특히 이날 화재는 사우나 내 소방시설이 거의 작동하지 않은 데다 종업원들의 대응마저 너무나 미흡해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했다는것이 목격자들의 공통된 진술이다. 현장에 있던 손님 탁모(45)씨는 "공기청정기 뒤쪽에서 갑작스레 불이 나 손님들이 소화기로 불을 껐으며 겁이 난 손님들이 나가려고 하자 종업원들이 `불이 꺼졌으니 들어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완전히 꺼지지 않았던 불은 다시 살아나 순식간에 수면실 내의 이불로옮겨 붙었고 혼비백산한 손님들이 서둘러 대피하는데도 종업원들은 별다른 조치를취하지 않았다. 사우나 안에는 화재시 작동하게끔 돼 있는 스프링클러가 여러 대 설치돼 있었으나 대부분 작동하지 않아 화재 앞에 무용지물이 돼 버렸다. 손님 이모(41)씨는 "불길이 순식간에 번졌음에도 천장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거의 작동하지 않은 데다 화재경보기마저 울리지 않아 자칫하면 대형 참사가 일어날뻔했다"고 말했다. 사우나 내 3개의 비상구 중 주차장으로 연결되는 비상구 문은 아예 잠겨 있어여러 명의 손님들이 달려들어 문을 부수고 대피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관할 소방서에 따르면 이 사우나에는 소화기 16개, 소화전 7개, 스프링클러 600개, 비상경보장치 7개, 유도등 14개 등이 설치돼 있었으나 이날 화재 진압과 대피과정에서는 한갖 `장식품'에 지나지 않았다. 관할 소방서는 화재 발생시 사우나 내 소방기구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화재대비안전대책 마련과 정기 점검이 소홀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 가정집 LPG통 폭발..1명 사망= 22일 오후 11시 16분께에는 서울 송파구 거여동 1층짜리 한옥에서 불이 나 집안에 있던 황모(45.여)씨가 불에 타 숨지고 같이 있던 조모(46)씨가 1도 화상을 입은 뒤 13분만에 진화됐다. 경찰은 숨진 황씨가 있었던 작은 방에 20㎏짜리 LP 가스통이 놓여 있었고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는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현장을 목격한 유모(24.대학생)씨는 "밤 11시가 조금 넘어 `펑' 하는 소리가 들려 집 밖에 나와 보니 앞집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었고 조씨가 `빨리 나오라'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조씨는 경찰에서 "만취한 상태에서 집에 들어가려고 하는 순간 불길이 치솟아황씨에게 `빨리 나오라'고 소리쳤으나 황씨가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알려졌다. 소방서에 따르면 이 화재로 15평짜리 조씨의 한옥이 모두 불에 타 900여만원의재산 피해가 났다.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입력시간 : 2005/01/23 12:27 23일 오전 6시경 서울 성동구 성수2가 19층짜리 R타워 지하 1층 990평 규모의 M사우나에서 불이나 성동소방서 등 주변 소방서에서 40대 이상의 차량이 동원, 진화와 구조작업에 임하고 있다. /최재구 기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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