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1mm를 찾아라!] 최민식이 월드컵을 외롭게 즐긴 사연

촬영용 피 뒤집어 써 실내서 홀로 응원

12일 개봉된 영화 <악마를 보았다>(감독 김지운ㆍ제작 페퍼민트앤컴퍼니). 주연을 맡은 배우 최민식은 2010 남아공 월드컵 열기가 한창 뜨겁던 지난 6월 <악마를 보았다>의 막바지 촬영 중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한국의 경기를 놓칠 수는 없는 법. 16강 진출 여부를 가늠하는 아르헨티나와의 경기는 열리던 날은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에서 촬영을 진행하고 있었다. 최민식은 "엔딩을 촬영 중이었다. 30여 시간 연속 촬영이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궁금해서 촬영이 되겠나. 볼 건 보고 해도 한다고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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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주차장에 간이 극장이 준비됐다. 스태프가 스크린을 준비해 관람 준비를 마쳤다. 모두가 모여서 응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하지만 주인공이었던 최민식은 외롭게 실내에서 외롭게 응원전을 펼쳐야 했다.

이유는 그의 분장 때문이다. 최민식은 극중 수현(이병헌)에게 고문 당하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피칠갑을 한 상태였다. 촬영용 피의 주원료는 물엿이다. 물엿의 달콤한 냄새를 맡은 벌레들이 최민식에게 달려 들었다. 최민식은 "물엿이 달달하니까 모기를 비롯해 온갖 벌레들이 몰렸다. 도저히 밖에서 축구를 관람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실제 집주인이 사는 방에서 혼자서 봤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악마를 보았다>에서 연쇄 살인마 경철 역을 맡았다. 촬영 내용 대부분이 다른 등장인물을 해치거나 이병헌과 대결을 벌이는 장면이었다. 때문에 최민식은 항상 촬영용 피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그는 "정말 원없이 피칠갑을 해 본 것 같다. 빈 말이 아니라 정말 빨간색이 싫어졌다. 당분간은 이런 역할을 맡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두 차례 '제한 상영가' 판정을 받았던 <악마를 보았다>는 문제가 된 장면을 삭제한 후 심의를 통과해 12일 개봉됐다. 평단과 관객의 반응이 극과 극을 오가는 속에 <아저씨>와 함께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 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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