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선택 2007 '필요조건과 충분조건'] 캐나다 온타리오주 가보니…

다국적기업 광고판 즐비 투자·고용도 늘어 '활기'


세계적 관광지인 나이아가라폭포 인근의 무지개 다리. 미국 뉴욕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주를 연결하는 이 다리를 건너 국경을 넘는 데는 채 5분이 안 걸린다. 여기서 캐나다 최대 도시인 토론토까지 온타리오호수를 끼고 이어지는 405ㆍ427번 고속도로 변에는 도요타를 비롯한 다국적 기업들의 광고판이 즐비하다. ‘우리는 최고의 투자기회를 제공한다’는 온타리오주 투자유치 홍보판도 눈에 들어온다.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지난 1992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당시 연방정부를 상대로 위헌 소송까지 제기하며 가장 극렬하게 반대했다. 북미 3개국을 단일 시장으로 묶을 경우 멕시코의 저임금에 밀려 미국 수출시장 길이 막히고 멕시코로의 기업 엑소더스가 발생할 것을 우려한 것이다. 그러나 온타리오주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 기업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고용이 증가하고 수출길은 더욱 확대됐다. 김종현 KOTRA 토론토무역관 과장은 “NAFTA 체결로 미국의 51번째 주가 될 것이라는 당초 우려와 달리 캐나다는 NAFTA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며 “산업구조도 NFATA 발효 이후 자동차와 정보기술(IT) 등 첨단 고부가치형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온타리오 경제의 핵심은 CTT(Canada’s Technology Triangle). 토론토 남서쪽에 위치한 워털루와 키치너ㆍ케임브리지를 삼각으로 연결한 산업집적단지(클러스터)인 이곳은 도요타의 생산 거점을 비롯해 3만개의 기업과 생산시설이 밀집해 있다. 특히 핀란드의 울루사이언스파크가 ‘노키아’를 낳았다면 캐나다의 CTT는 스마트폰의 대명사 ‘블랙베리’를 탄생시켰다. 휴대폰과 PC 기능을 결합한 RIM사의 블랙베리는 편리한 기능과 간편한 조작으로 전세계 금융인들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NAFTA 하나만으로 캐나다에 세계적인 클러스터를 낳게 한 것은 아니지만 각종 관세 및 비관세 장벽 철폐는 CTT 도약에 날개를 단 격이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캐나다 최대 수출품목인 자동차 산업도 개방 정책의 수혜자다. 1960년대 미국과 자동차 협약을 맺은 뒤 GMㆍ포드ㆍ크라이슬러 등 빅3가 진출했고 1989년 미ㆍ캐나다 FTA 체결을 계기로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메이커도 몰려왔다. 현재 12개 완성차 메이커가 온타리오에 자리를 잡고 있다. 미국 자동차 본고장 디트로이트까지 자동차로 5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는 입지적 여건에다 미국보다 생산성과 임금 경쟁력이 더 높기 때문이다. 캐나다가 연간 262만대의 자동차를 생산, 세계 8위의 자동차 생산국으로 부상한 데는 NAFTA가 결정적 역할을 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급증하는 캐나다의 대미 무역흑자는 개방형 통상정책의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미국과의 FTA 발효 직전인 1988년 44억달러에 불과했던 대미 무역흑자는 1993년 179억달러, 2006년 1,248억달러로 폭증했다. 최근 캐나다 정부가 약달러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지만 30년 만에 캐나다 루니화가 달러화와 대등한 가치로 올라선 것은 캐나다 경제의 위상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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