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환율 하락에도 의외로 '꿋꿋'

원.달러 환율이 970원대로 추락했음에도 불구,증시가 의외로 강한 하방 경직성을 나타내고 있다. 9일 코스피지수는 1,420선 위에서 상승 출발한 뒤 원.달러 환율 980원선이 붕괴된데 영향받아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지만 대체로 강보합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코스닥지수의 경우 환율 악재에 전혀 흔들림없이 전고점을 넘어서 760선에 도전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증시의 부담 요인임에는 분명하지만 이번 달러화 약세가 미국의 금리인상이 조기 종결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일본 경기 회복세 등에 따른 것인데다 기본적으로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것이어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제한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환율 하락=증시 악재' 공식 약화되나 = 증시에서는 통상 원화 강세, 즉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악재로 인식한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약화돼 전반적인 기업실적 부진으로 연결되고, 그에 따라 주가 하락 수순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5일 원.달러환율 1,000원선이 붕괴되면서 장중 20포인트 넘게 급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종가 지수는 1,395.51로 낙폭은 6.60포인트에 그쳤다. 이어 6일에도 원.달러 환율은 980원대로 수직 낙하했지만 코스피지수는 1,410선으로 뛰어올랐고, 이날도 원.달러 환율 980원선이 붕괴된 점을 감안하면 증시 충격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증권 최운선 애널리스트는"원화 강세를 단순히 국내 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변수로 보기보다는 역으로 국내 경제에 대한 긍정적 신호로 인식할 수 있다는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환율보다는 금리" = 전문가들은 환율이 독립적인 변수로 작용하며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은 이제 상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세중 애널리스트는 "외환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은 더 이상 펀더멘털 또는 기업 수익에 독립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외생변수가 아니다"라면서 "외환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이 기조적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기업 수익이 꾸준하게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고 주가도 상승해 왔다는 점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전개되고 있는 달러 약세는 미국 경제의 취약함을 드러내는 것이라기보다는 미국의 금리인상 동결과 대체하는 것이기 때문에 악재로 볼 수 없다"면서"오히려 미국의 금리인상 동결 컨센서스가 가시화되면서 미국 증시가 강한 상승세로전환하고 있다는 점이 달러 약세로 인한 원화 강세 요인보다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종목별 차별화는 염두에 둬야 = 증시 전체적으로는 환율에 대한 내성이 강화됐더라도 종목별 차별화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양증권 홍순표 애널리스트는 "환 리스크 방어능력이 있는 대형주와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취약한 중소형주간의 실적 전망에 대해 명암이 엇갈릴 수 있다"면서 "주가 상승과 환차익을 향유하고 있는 외국인과 매수 여력이 풍부한 국내 기관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선별적인 매수세를 유입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달러화가 기조적인 약세흐름을 지속할 전망인데다 중국 위안화의추가 평가절상 가능성, 국내 경제지표 호전 등을 감안할 때 원.달러 환율이 추세적인 하락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경우 향후 기업의 실적 전망을 낙관하기 어렵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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