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SK 지배구조 논란 종지부 "투명기업" 날개

지주사 SK홀딩스, 7개 자회사 투자 전담…자회사는 사업 경영에 집중, 효율성 높여<br>최창원 부회장의 SK케미칼은 편입 안해…"계열분리 착수" 전망에 그룹선 "시기상조"


재계 서열 4위의 SK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를 선언함에 따라 선진 지배구조 및 투명성 확보라는 새로운 날개를 달게 됐다. 재계에서는 SK그룹이 이번 지주회사 체제 전환으로 지배구조 논란을 종식시키는 동시에 경영효율성을 더욱 높여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SK그룹이 중장기적으로 4개 기업집단으로 계열분리를 하는 포석도 마련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는 “지주사의 자회사 편입 요건이 상장사 20%, 비상장사 40%로 완화돼 SK그룹의 지주사 전환이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며 “지주회사 체제는 투자 부문과 사업 부문을 분리해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자회사의 독립적인 경영을 통해 부실을 차단하는 등 기업 투명성이 제고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SKC&C, 지주사 정점에 오르다=7월1일자로 인적분할돼 설립되는 지주회사 SK홀딩스(가칭)는 SK에너지화학(가칭)과 SK텔레콤ㆍSKE&S 등 굵직굵직한 7개 사업자회사를 거느리게 된다. 최태원 회장은 44% 지분을 갖고 있는 SKC&C를 통해 SK홀딩스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 현재와 같은 그룹 경영권을 확보한다. 이전에는 SKC&C가 SK㈜의 지분 11.16%와 우호지분 등을 합쳐 약 17%가량의 지분으로 SK㈜의 경영권을 행사해왔다. 또 SK㈜는 각각 22%(SK텔레콤)에서 91%(SK인천정유)의 지분으로 SK텔레콤 등 6개 회사를 자회사로 확보해왔다. 결국 이번 지주회사 전환은 이미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던 SK㈜를 지주회사와 사업자회사로 나눠 지배구조를 단순화한 것. 당초 재계에서는 SKC&C가 지주회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을 해왔으나 SK그룹은 SK홀딩스를 세워 새로운 지배구조를 출범시켰다. ◇경영효율성 효과도=신헌철 SK㈜ 사장은 11일 이사회를 마치고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지주회사는 자회사에 대한 투자만을 전담한다”며 “사업자회사들은 독립경영 체제를 갖춰 사업 경영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돼 경영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배구조 문제 때문에 온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인식이 팽배한 SK그룹으로서는 이번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지배구조 또는 투명성 논란에서 벗어나 오직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확고한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지주회사가 출범하면 순환출자로 인해 한 회사의 부실이 기업집단 전체로 확산되는 리스크가 사라진다. 또 문어발식 순환출자로 얼마 안 되는 지분으로 거대 기업집단을 지배한다는 비판도 더이상 받지 않게 된다. 기업지배는 지주회사가 전담하고 사업자회사들은 오직 경영에만 몰두하게 돼 그만큼 경영효율성이 높아지게 된다는 것. SK㈜의 한 관계자는 “지난 2월 실시한 해외투자자설명회에서 주요 주주와 투자자들이 지주회사 전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요청해왔다”며 “그룹 성장의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계열분리 장기 포석 관측도=이번 지주사 출범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최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의 SK케미칼이 지주사에 편입되지 않은 채 별도로 남은 점이다. SK케미칼은 SK건설 지분 58%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는 “최 회장이 SK케미칼 지분을 겨우 6.84%밖에 갖고 있지 않아 지주회사 산하로 들어올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SK케미칼이 이미 계열분리에 착수한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종건 회장의 자제들인 최신원 SKC 회장과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그리고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E&S 회장이 중장기적으로 SK그룹을 크게 4개 기업군으로 계열분리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SK그룹은 그러나 계열분리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SK그룹 기업문화실 관계자는 “이번 지주사 전환은 계열분리를 염두에 둔 게 아니다”며 “‘따로 또 같이’ 경영을 통해 계열사들이 시너지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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