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꽃과 여인'의 화가 만난다

故임직순씨 10주기 추모전 갤러리 현대서 열려

모자를 쓴 소녀

'꽃과 여인'의 화가 고(故) 임직순(1921-1996)의 10주기 추모전이 오늘부터 갤러리 현대에서 열린다. 한국 근현대 서양화의 대표작가인 임직순은 일본 제국미술학교(현 무사시노 미술대학) 재학 중이었던 1940년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하면서 국내 화단에 등단했다. 당시 나이 스물. 그는 귀국 후 인천여고ㆍ서울여상ㆍ숙명여중고 등 중고등학교 미술교사를 거쳐 61년부터 14년간 조선대학 미술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교육자의 길을 걸었다. 그동안 그는 56년부터 국전 4회 특선을 비롯해 문교부장관상과 대통령상을 받으며 명성을 쌓아갔다. 80년대 그의 작품은 호당 200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고가였다. 외환위기 이후 호당 50만원 선으로 가격이 떨어졌다가 최근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추세다. 그는 유화 1,000여 점과 2,000여 점이 넘는 드로잉을 남길 정도로 국내에서는 다작을 한 작가로 유명하다. 유학당시 일본 야수파의 거장 하야시 다케시 교수의 영향을 받은 임직순은 강렬한 색채와 빛의 조화 그리고 생동하는 붓질이 핵심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임직순 특유의 따뜻한 색감과 안정된 구도에 담긴 꽃과 여인들이 눈에 들어온다. 화병 가득 담긴 꽃은 생기가 넘치고, 다소곳하게 앉은 소녀의 모습에서는 한국적 여성상이 느껴진다. 파란 원피스에 챙모자를 쓴 소녀, 꽃무늬 치마를 입고 책을 읽는 여인, 곤히 낮잠을 자는 아내의 모습, 친하게 지냈던 천경자 화백의 며느리 등이 따뜻한 색깔의 유화로 화폭에 담겼다. 이번 전시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모자를 쓴 소녀'(1970)를 비롯해 1950년대부터 90년대 이르기까지 그가 남긴 유화 100점과 드로잉ㆍ수채화 50점 등 대표작 150 점이 소개된다. 여기에는 임직순의 열렬한 후원자였던 나카가와 씨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 15점도 포함됐다. 국내엔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다. 그 밖에 황금색과 붉은 벽돌색을 많이 사용해 태양의 온기가 느껴지는 설악산 그림, 여수나 제주도 등 남도의 바다풍경 등 주로 말년에 많이 그린 풍경화도 다수 전시된다. 전시는 30일까지. (02)734-6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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