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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300억원이 채 안 되는 국내 중소기업이 18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글로벌 기업과 대등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하수ㆍ축산폐수 전문 처리업체인 부강테크가 관련분야 세계 선두기업인 베올리아, 데그로망 등과 국내, 북미, 중국 등서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자웅을 겨루고 있는 것.
2일 업계에 따르면 부강테크는 현재 캐나다 시쉘트 하수처리장 사업 입찰에 참여해 앞선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선전하고 있다. 이 사업은 6,200톤 규모의 하수처리시설 설치 사업으로 공사비만 2억7,500만달러에 달한다.
이번 입찰에는 베올리아, 데그로망 등 해외 유수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 상태다. 프랑스 기업인 베올리아는 155년 역사의 물전문 기업으로 67개 국가에 10만명의 직원들이 뛰고 있다. 매출은 18조원에 달한다. 골리앗과 다윗처럼 상대가 안 되는 싸움이지만 부강테크는 여느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도움 없이 홀홀 단신으로 이제까지 세계서 인정받은 기술력을 앞세워 당당하게 경쟁을 펼쳐 나가고 있다
김동우(45·사진) 사장은"부강테크 미국지사에서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해 현재 경쟁 중"이라며 "공법에서 밀릴 이유가 없고 가격경쟁력도 뛰어나 막상막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만큼 성공 가능성이 50%이상 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앞서 부강테크는 2009년 서울 중랑 물재생센터 입찰과 중국 취푸 오수처리장 입찰에서도 다국적기업들을 제치고 사업권을 따낸 바 있다. 국내 최초 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중랑 물 재생센터 입찰에는 GS건설 컨소시엄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맞붙었다. 겉으로는 대기업 간의 경쟁이었지만 사업의 핵심은 하수처리를 담당한 국내 중소기업과 해외 대기업의 싸움이었다. 이 경쟁에서 GS컨소시엄에 참여한 부강테크가 매출 2조원이 넘는 글로벌 수처리 기업 데그레몽을 누르고 사업을 맡았다.
김 사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부강테크의 생물학적 처리와 물리적 여과기능을 결합한 생물막여과공법(BBF)이 우수성을 입증받은 것"이라며 "이후 기술력을 인정받아 반대편에 있던 현대건설과도 손잡고 일하게 됐다"고 뿌듯해했다. 그는 "대기업이 엔지니어링 능력을 갖춘 우리 같은 중소기업을 이끌어 주면 국내 수처리 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도 갖추고 중소기업들도 더 분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램을 드러냈다. 이어"해외 프로젝트를 따내 돈을 버는 것 보다 기업들이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싹을 틔우는 게 중요하다"며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손잡고 선단을 꾸리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취푸 오수처리장 사업에서 부강테크는 생물막여과공법을 이용, 하루 4만톤의 오수를 공업용수로 재이용하게끔 만들었다. 여기서도 외국계기업을 따돌리고 공사를 맡은 것은 두말 할 나위 없다.
1995년에 설립된 부강테크는 환경ㆍ에너지 기업으로 주력사업은 수처리다. 국내 축산폐수 시장은 사실상 100%를 장악하고 있고 하수처리 분야도 독보적이다. 하지만 회사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바이오가스 생산시설의 핵심공정을 개발하는 등 에너지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미국에서 380만달러 규모 바이오가스 플랜트 프로젝트를 따내고 유럽에도 진출하는 등 성과를 올렸다.
이 회사는 현재 1조원 규모 말레이시아 하수처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미국의 노후화된 하수처리장 교체 시장에 대비해 R&D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김 사장은 "해외사업을 선진국, 후진국으로 나눠 투트랙으로 운영 중"이라며 "선진국에서는 가격경쟁력, 후진국에서는 높은 기술력을 내세워 고객들에게 최적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영사정이 어려운 환경관련 중소업체들에 "15년전 경쟁하던 회사들 중 남아있는 곳이 없다"며 "환경분야 기업들은 돈도 돈이지만 환경에 대한 원칙이나 철학이 있어야 지속적인 비즈니스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