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서경 스타즈IR] 하나금융그룹, 외환은행과 통합땐 연 3000억 시너지 효과

인력재배치·중복점포 개선 등 연 2600억 절감 기대

해외지점은 합병 잇달아… 글로벌 기업 도약 잰걸음

김정태(가운데)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달 17일 잠실 실내 체육관에서 임직원 1만 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신년 행사에서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며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제공=하나금융


하나금융지주(086790)가 2013년 7월부터 추진해온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합병이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지난 4일 법원이 외환은행 노조가 조기 합병절차를 중지해달라면서 낸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합병 기일이 뒤로 미뤄졌을 뿐 두 은행 간 통합의 당위성까지 훼손된 것은 아니다. 하나금융의 투자 매력은 여전하다는 얘기다. 최진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올해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2배로 최근 5년간 박스권 하단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 보면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시너지 효과가 연간 3,121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은행의 외국환 경쟁력과 하나은행의 PB업무 등 경쟁력 공유를 통해 총 429억원의 수익 증대가 가능하고, IT투자 부문 비용절감, 신용카드 비용절감, 인력재배치·중복점포 개선 등으로 총 2,692억원의 비용절감이 예상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통합 후 국내 점포수가 975개로 리딩뱅크인 신한(894개)를 뛰어넘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총 여신도 200조원으로 시장을 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노사정 합의 대로 오는 2018년까지 통합 작업을 미룬다면 앉아서 1조5,000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는 셈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지난해 7월 노조와의 대화를 전제로 조기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였다. 국내외 증권사들의 판단도 크게 다르지 않다. 메릴린치는 "조기통합에 따른 비용절감액이 연간 2,000억원 이상으로, 비용효율화 전략은 하나금융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높이고 기업가치를 상승시킬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신증권은 "대외금융환경 악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조기 통합이 필요하다"고 분석했고 HMC투자증권은 조기통합의 이유로 "시너지 효과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작년말 기준 현지법인·해외지점·출장소·사무소 등 24개국에 127개의 해외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국내 은행 가운데 최상의 글로벌 네트워크로, 김 회장은 하나은행과 조기합병만 되면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인도네시아·캐나다·미국 등에서 글로벌 현지화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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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은행의 리테일 영업과 외환은행의 현지진출 기업 영업을 합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기존 글로벌 네트워크를 한층 강화하고 새로운 지역에도 진출해 글로벌 수익 비중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베이징에 본점이 위치한 중국 하나은행은 한국계 기업과 현지기업을 대상으로, 천진에 본점을 두고 있는 외환은행은 한국기업을 중심으로 영업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감독 당국으로부터 합병인가를 받았고, 하나은행이 지분 출자한 길림은행과는 중국 현지법인 등과 영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에 편입된 후 처음으로 해외지점을 통합해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3월 'PT 뱅크 하나'와 'PT 뱅크 KEB 인도네시아'가 인도네시아 현지 당국 규정에 따라 합병해 'PT KEB 하나 뱅크'로 출범했다. 하나금융은 이 지역에서 상위 20위 은행 진입을 중장기 비전으로 설정했다. 현지인을 고객으로 하는 로컬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점포와 고객을 확대할 예정이다. 미국 시장은 지난 2013년 8월 인수한 BNB 은행을 중심으로 동북부 틈새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네트워크 기반이 취약한 미국 서남부 지역은 새로운 성장 전략을 추진해 균형있는 성장을 이룬다는 방침이다. BNB은행은 연방은행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어 미국 내 적극적인 채널 확장이 가능하다.

새로운 지역에 대한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동남아 지역에선 베트남 호치민 지점(하나은행)과 인도 첸나이 지점(외환은행) 추가 개설을 진행하고 있다. 성장이 진행 중인 아시아 신흥시장은 미래에 고수익이 기대되는 만큼 거점 확보를 통해 성장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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