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한미FTA 비준·추경예산 싸고 담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6월 추가경정예산을 두고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담판을 짓는다. 이 대통령과 손 대표는 오는 27일 청와대에서 조찬회담을 열어 ▦등록금 문제 ▦일자리 대책 ▦저축은행 사태, ▦한미 FTA 비준안 처리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가계부채 등 6대 의제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고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과 김동철 민주당 대표비서실장이 21일 발표했다. 이번 영수회담은 지난 13일 손 대표가 반값 등록금 등 민생경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담을 제의한 지 1주일 만에 성사됐다. 당초 7월 초 대통령 해외순방에 앞서 1일이나 6월30일 개최하자는 청와대 측과 합의내용을 6월 국회에 반영하겠다는 민주당이 일정조율에 난항을 겪었지만 민생현안에 대한 여론악화로 회담일정을 서둘러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6대 의제 중 회담의 초점은 한미 FTA 비준안과 추경에 맞춰진다. 7월1일 한ㆍ유럽연합(EU) FTA 잠정발효를 앞두고 한미 FTA 비준안이 급한 청와대로서는 민주당이 요구하는 추경과 절충안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은 6월 국회에서 추경을 편성 반값 등록금 , 예금자 보호를 받지 못하는 후순위채 등 저축은행 피해자 구제, 가계부채 등 민생현안에 투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영수회담에서 파격적인 합의가 도출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 현안인 등록금 문제의 경우 청와대에서는 ‘선(先) 구조조정 후(後) 장학금 재원 확충’의 원칙을 가진 반면 민주당은 구조조정도 해야 하지만 당장 등록금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추경에 대해 정부도 재정건전성을 우려 반대의 목소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도 최근 언론사 경제부장과 오찬에서 “추경을 편성해 반값 등록금을 9월부터 하자는 말도 있지만 요건이 맞지 않아 빨라도 내년에나 (예산에)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정무수석은 “회담의 최대 목표는 합의문”이라면서도 “의제에 포함시킨 것과 결론을 내리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해 이번 회담에서 뚜렷한 결론을 내놓지 못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정작 영수회담을 제안한 민주당의 속내도 복잡하다. 5개 민생의제를 청와대가 받아 들이며 한ㆍ미 FTA 비준안을 추가 의제로 집어 넣어 자칫 이번 영수회담이 FTA 담판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스럽다. 여기다 KBS 수신료 인상안 강행처리에 반발, 상임위 활동을 거부한 상황에서 당 대표가 한가로이 대통령을 만나는 모양새가 좋지는 않다. 민주당 한 최고위원은 “여당이 절차를 무시하고 인상안을 날치기 처리하려고 하는데, 영수회담을 어떻게 하느냐"고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또 다른 의원은 "한ㆍ미 FTA 비준안 처리 문제를 굳이 이번에 논의할 필요가 있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회담개최에 앞서 청와대에서는 백용호 정책실장과 장다사로 기획관리실장이, 민주당에서는 박영선 정책위의장, 박선숙 전략홍보본부장, 이용섭 대변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실무접촉을 갖고 세부의제를 조율할 방침이다. 회담에는 청와대에서 김 정무수석과 김두우 홍보수석이, 민주당에서는 김동철 대표비서실장과 이용섭 대변인이 배석한다. 청와대는 영수회담 개최를 계기로 이 대통령과 국회 국방위원(22일) 및 외통위원(23일) 오찬에 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해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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