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투입 25만평 매머드시설불구 영업능력 상실입주업체 계약취소 속출…'땡처리 매장' 변질
대구지역 물류유통 현대화를 위해 섬유ㆍ의류ㆍ컴퓨터 등 도ㆍ소매시설은 물론 전시컨벤션센터, 기업관 등 각종 시설로 조성된 대구종합유통단지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일부 시설의 경우 영업이 안 된다는 이유로 뜨내기 장사꾼들의 '땡처리매장'으로 임대해 유통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4일 대구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25만4,000평 규모로 조성된 대구종합유통단지(대구시 북구 산격동)는 ▦무역센터 ▦도매단지-섬유제품관, 일반 의류관(대구디자이너클럽), 산업용재관, 전자관, 전기재료관, 전기조명관(미착공) ▦기업관-대기업관, 중소기업관, 지역기업관, 비철금속관 ▦물류단지 ▦지원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총사업비 1조100억원이 들어간 유통단지는 올들어 대구컨시컨벤션센터, 한국디자인패션센터 완공 등으로 기반시설은 갖추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유통단지가 매머드시설을 자랑하는 것과는 달리 도ㆍ소매 기능은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6,000여평 규모인 섬유제품관(원단도매)의 경우 현재 43.2%가 입주했고, 일반의류관도 53.3%만이 입주, 도ㆍ소매단지의 경우 제기능을 하지 못한지 오래됐다.
특히 개관한지 1년이 된 일반의류관의 경우 밀리오레 등 대형 쇼핑몰이 대구 도심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영업능력마저 상실, 입주 상인들의 계약취소 사태까지 초래하고 있다.
일반의류관의 경우 지하 2,700여평을 지난달부터 뜨내기 장사꾼에게 임대, 땡처리매장으로 변질돼 소비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백화점형과 재래 상가형으로 구분 운영되고 있는 전자관 역시 재래 상가형에는 먼저 입주했던 컴퓨터 정보통신등 입주업체 대부분이 떠났다.
단지입점 상인들은 "대구시가 유통단지를 개발하면서 하루 유동인구가 1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얘기를 믿고 투자했는데 그렇지 않다"며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상권이 살아나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그러나 대구시는 상인들의 분위기와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측은 "전반적인 불경기로 상권형성이 다소 차질을 빚고 있지만 경기가 살아나면 유통단지도 제 기능을 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김태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