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부유층과 기업인 이민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 4월부터 투자 비자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이민국은 부자와 기업인이 영국에 이주하거나 투자하기 쉽도록 비자 발급 규정을 완화할 계획이다.
부자들은 오는 4월부터 영국에 연간 6개월만 머물러도 이민 비자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현행 9개월에서 3개월 단축된 것이다. 부자들에게는 영주권 획득 기간도 대폭 줄였다.
현재 영국 영주권을 획득하려면 투자 비용에 상관없이 최소 5년을 거주해야 했지만 새로운 이민법에 따르면 앞으로 영국에 1,000만 파운드를 투자하면 2년 내에 영주권을 얻을 수 있고 500만 파운드를 투자하면 3년 내에, 100만 파운드를 투자하면 5년 내에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
기업 이민 역시 완화돼 앞으로 5만 파운드만 추가 투자하면 해외에서 직원 한 명을 더 데리고 올 수 있다.
영국 정부는 이번 조치로 정치적으로 불안한 국가의 기업인들이 영국 이민을 적극 고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법률회사인 모리스 터노 가드너는 지난 2주일간 이집트에서 영국에 투자이민을 원한다는 문의가 여러 건 들어왔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유럽연합(EU) 이외 지역 출신이라 해도 자산이 많은 개인과 기업가에 대해서는 제한을 두지 않고 이민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영국 정부는 한해 300명 가량의 부유층 이민을 캐나다(3,000명) 수준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반면 영국 정부는 학생비자와 취업비자에 대해서 연간 발급 한도를 대폭 줄이고 규정도 강화했다. 이는 2009년 약 19만6,000명에 달한 순이민자 수를 2015년까지 10만명 아래로 낮추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오는 4월부터 EU 역외 출신 이민자들에 대한 취업비자 발급한도를 지난해 5분의 1수준인 연간 2만1,700건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취업비자 2만1,700건 중 2만700건은 영국으로부터 고용 제의를 받은 대졸인력들에게 주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