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부동산시장이 위축됐다.
국영 베트남통신(VNA)은 30일 베트남 부동산시장을 주도해온 남부 호찌민시 소식통을 인용해 부동산경기가 크게 위축됐다고 보도했다.
호찌민시의 경우 올들어 이달 초까지 거래된 주택은 아파트를 포함해 4천500여채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68%나 급감했다. 주택건설용 대지 거래도 작년 동기의 1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수도 하노이 역시 일부 신규분양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거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특히 작년 말까지만해도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폭등했던 화락, 동안 등 일부지역의 경우 매기가 끊어졌다는 것이 현지 부동산업계의 한결같은 설명이다.
아파트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는 공급과잉 현상인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치솟아거래가 아예 형성조차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한국인을 중심으로 하는 외국인 투자자들까지 가세해 과열투기붐까지 형성됐던 베트남 부동산시장이 올들어 위축된 것은 관련규정 개정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투기열풍이 극심했던 호찌민시의 경우 나대지에 대해 건축물을 지은 뒤 매매를 할 수 있도록 관련규정을 개정하는 바람에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어 부동산경기 급락을 더욱 부채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찌민에 진출한 한국 부동산투자업체 관계자는 "나대지에 건축물을 지은 뒤 매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바람에 자금여력이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은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이 경우 시세차익이 떨어지는 데다 매수자를 제대로찾을 수 없어 매매가 끊어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런 어려운 상황인 데도 한국의 일부 해외부동산투자업체들과 경제신문들은 베트남 부동산시장이 여전히 호황인 것처럼 투자자들을 부추기고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현지 사정을 잘 모르는 일반 투자자들은 현지투자설명회 등을 통해 부풀려진 정보에만 의존해 투자를 하다보니 간혹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주택업체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주택을 지을 수 있는 정상적인 토지는 전체의 5% 미만에 불과한데다 그나마 대부분이 실제 소유주가 누구인지파악이 힘들 정도로 법체계가 복잡한 것이 현실"이라면서 "정부 당국도 부동산 투기사범을 적발하기 위해 정밀조사에 나섰다는 첩보가 나돌면서 매기는 더욱 얼어붙었다"고 전했다.
한편 호찌민시는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부동산거래마저 끊겨 사회문제가 되고있다는 지적에 따라 택지개발사업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시채(市債)발행을 검토하는 등 대책 강구에 나섰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