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대수사선'얼렁뚱땅 형사, 수사물이미지 뒤집기
일본 경찰조직에는 캐리어조(組)가 있다. 일본 경찰인구 20만명중 불과 500명 정도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은 대부분 동경대 법학부 출신. 일정기간의 연수를 마치면 간부급인 경감 계급을 단다. 승진이 빠르면 26세에 총경 계급을 달 수도 있다.
이에반해 비캐리어조로 불리우는 일반 경찰들은 채용시험을 통해 말단 경찰에서부터 시작하며 국가 1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총경 이상의 승진은 불가능하다.
지난해 700만명의 관객을 동원, 일본역대 흥행4위를 차지한 「춤추는 대수사선」은 이러한 일본조직의 엘리트중심주의를 비캐리어 형사 아오시마(오다 유지)와 캐리어 형사 무로이(야나기바 토시로)의 기묘한 우정 묘사를 통해 비판하고 있다.
기존의 형사물이 냉철하고 발빠른 민완 형사의 전형을 그렸다면, 이 영화는 그 이미지들을 맛깔스럽게 뒤집고 있다. 아오시마는 잘생기고 날카로운 외모와는 달리 덤벙대기도하고 상사에게 아부도 잘하는 등 「형사답지」못하다.
자기 관할의 사건을 다른 관할로 떠넘기려하거나 도시락 때문에 실랑이를 벌이는 서장급들의 모습에서는 불성실함보다는 인간적인 애환이 느껴진다.
이 영화는 이런 경찰들의 이면 모습과 3일동안 잇달아 벌어지는 살인, 납치, 절도사건들의 교차편집등으로 매우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중 하나다. 일본문화 3차 개방 이후 처음 관객에게 선보이는 작품이다. 모토히로 카츠유키 감독. 22일 개봉.
입력시간 2000/07/1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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