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지도를 가진 자 세상을 제패하다'

이정선 교수 '고지도에 숨은 인문학적 매력' 첫 강의

강동도서관서 2월5일까지 5차례 이어가


“지도는 인류가 신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꿈을 새긴 역사이자 기록입니다. 지도가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시기는 서양이 포르투갈을 필두로 탐험에 나서기 시작한 15세기 이후부터입니다. 하지만 당시 동양에서 지도란 비밀을 담은 기밀문서로 감춰야 할 대상으로 여겼습니다. 근대 세계의 패권은 지도를 가진 자와 가지지 않은 자에 의해 결정되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지요.”

지난 8일 서울시교육청 강동도서관에서 열린 고전인문 아카데미 ‘고지도에 숨은 인문학적 매력’의 첫 강의에서 이정선(사진) 경희대 혜정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탐험의 시작, 미지의 세계를 향하다’를 주제로 강의를 풀어나갔다.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SK텔레콤과 한국출판인회의가 후원하는 이번 강좌는‘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이라는 브랜드를 내 걸고 오는 2월까지 22개 서울시교육청 도서관에서 풍성한 고전 인문학 강좌 프로그램을 잇따라 개최한다.


“중세 서양에서는 사하라 사막너머의 바다는 뜨겁게 끓어올라 접근할 수 없다고 믿었지요. 하지만 15세기 근대에 접어들면서 반전이 시작되지요. 콜롬부스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에 있다고 주장했던 프톨레마이오스의 지도를 보면서 아프리카대륙의 최남단 희망봉을 갈 수 있겠다는 꿈을 키웠어요. 그의 지도에는 희망봉이 표기되어있지 않았고, 콜롬부스는 희망봉을 가지 못했지만 프톨레마이오스의 지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동경을 싹 틔우기 시작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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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르네상스를 시작으로 세계의 패권이 동에서 서로 움직이는 데 지도가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도에 대한 서양과 동양의 견해차이도 설명했다. “하지만 동양은 탐험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죠. 중국은 15세기 초 명나라때 정화를 필두로 해외 대원정을 시작했지만 청나라가 들어서면서 세상의 중심이 중국이라는 중화사상과 이민족으로부터의 방어에 더 치중하여 결국 서양의 침략을 막아내지 못했지요. 특히 동양은 당시 지도란 한 나라에 대한 정보가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지도를 빼앗기면 마치 나라에 대한 모든 정보를 빼앗기는 것으로 여겨 지도를 제작한 사람조차 죽임을 당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강의는 15세기 이후 지도가 어떻게 그려졌는지에 대해 동양과 서양의 주요 지도를 비교하면서 역사적인 배경을 곁들여 풀어나갔다.

탐험을 주제로 한 첫 강의에 이어 ‘고지도의 매력과 유혹(15일)’, ‘한 눈에 보이는 세계 지도의 역사 (22일)’, ‘고지도에 표기된 동해의 양상과 그 의미(29일)’, ‘아랍과 몽골의 문화, 신라와 고려에 스며들다(2월 5일)’ 등 총 다섯번에 걸쳐 고지도를 인문학적인 차원으로 풀어나갈 예정이다.

강의 신청은 무료이며 자세한 일정은 강동도서관(483-0178)으로 문의하거나, 서울시교육청 평생 학습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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