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기타 및 기타줄 등을 생산하는 미 어니볼사. 정보기술(IT)업종과는 전혀 무관한 이 회사의 스털링 볼 사장이 최근 IT업계 화제의 인물로 급부상했다.
볼 사장은 3년 전 회사의 모든 전산시스템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제품을 모두 없애버리기로 결정했다. 운영체제(OS), 오피스, 인터넷 브라우저 등에서 MS 제품의 막강한 지배력을 감안할 때 볼 사장의 명령대로 시행했다가는 회사가 당장 굴러가지도 않을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어니볼은 리눅스를 비롯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회사의 전산시스템을 구축, e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오히려 전산비용을 대폭 절감했다. 볼 사장은 최근 열린 리눅스월드 전시회에서 MS제품과 결별하게 된 배경과 성공과정을 소개했다.
"처음에는 MS에 너무 화가 났지만 이젠 오히려 MS 덕에 새로운 길을 알게 됐다는 점에서 고마워하기도 합니다." 볼 사장은 3년전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회(BSA) 직원들이 사무실을 급습, 일부 컴퓨터에 불법 복제 소프트웨어를 적발한 데서 모든 일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MS가 주축이 된 BSA는 그 지역 TV뉴스에 어니볼의 적발사실을 제보한 데 이어 지역언론에 어니볼처럼 되지 말라는 광고를 게재했다.
일부 직원의 실수로 10년 넘게 거래해온 MS로부터 모욕을 당하자 발끈한 볼 사장이 과감한 결단을 내리게 된 셈이다. 당시 볼 사장은 "1만개의 주판을 사서 쓰는 한이 있더라도 더 이상 MS 제품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 이후 이 회사 IT부서는 레드햇 리눅스, 오픈오피스 스위트, 모질라 브라우저 등 다양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전환했다. 이 회사는 오픈소스에서 구할 수 없는 일부업무용 제품만 상용제품을 구입했다. 볼 사장은 오픈소스제품으로 전환하면서 IT기술에 대해 많이 이해할 수 있었고 당장 첫해에 8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로운 OS나 오피스가 나올 때마다 컴퓨터를 업그레이드하지 않고 구형 컴퓨터를 이용, 저렴한 신 클라이언트 시스템을 구축 장기적인 비용절감폭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볼 사장은 "무료 소프트웨어란 것은 없으며 어떤 소프트웨어라 해도 설치하고 적용하려면 비용이 든다"며 "다만 누구와 거래하느냐에 따라 비용이 크게 달라진다"고 말했다.
<김호정 기자 gadget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