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주요 언론 및 정치분석가들과 마찬가지로 세계경제의 중심지 월가도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누가 승리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예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접전지역을 중심으로 공화당 조지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 존 케리 후보간 지지도가 일대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어 개표가 모두 완료될 때 까지는 누구도 승자를 예측할 수 없는 박빙의 승부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월가에서는 대통령선거 결과를 조금이라도 더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한 여러가지 분석이 시도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최근 주가연감 발행업체인 허시 오거나이제이션이 대선 직전인 10월 한달간 다우존스 지수가 5% 이상 하락했을 때 현직 대통령은 필패했다는 분석을 토대로 부시대통령의 재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바 있다.
또 월가의 한 전문가는 미국의 주정부가 발생하는 지방채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치를 토대로 케리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누가 승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월가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채 부시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주가가 오르고, 케리 후보가 승리할 경우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만 대체로 일치된 견해를 내놓고 있다.
투자자들이 케리 후보 보다는 부시 대통령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어 예측 가능한투자전략을 세울 수 있는데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좀더 친 기업적인 정책을 구사해왔다는게 그런 분석의 근거다.
월가는 그러나 부시 대통령과 케리 후보 가운데 누가 승리하느냐에는 별다른 관심을 쏟지 않고 있다.
월가가 정작 관심을 쏟는 것은 지난 2000년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승리자가 확정되지 않은채 정국이 혼란상태에 빠져드는 상황이다.
월가의 한 시장분석가는 31일(현지시간) "누가 이기느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면서 "선거 결과 누군가 승자가 나오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재검표 문제 등으로 선거결과가 한달 이상 확정되지 않으면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500 지수가 3% 이상 하락했던 지난 2000년 선거의 재판이 시장에가장 큰 악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스탠더드&푸어스의 수석 시장분석가인 폴 처니는 `CBS 마켓워치'에 "누구도 되풀이되기를 원치 않기 때문에 승자가 확정되지 않는 상황이 초래될 경우 주가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