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호주 법·영어 몰라서 피해봐선 안되죠"

호주 한인변호사協 회장 홍경일씨

3년째 워킹홀리데이 참가자에

임금착취 상담 등 무료 법률자문


낯선 땅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 참가자들에게 무료 법률자문을 해줘 고통 받는 한인 근로자들의 버팀목이 돼주고 있는 한인 변호사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워홀러를 비롯해 한인들을 위한 무료 법률상담을 주도하고 있는 홍경일(33·사진) 호주 한인변호사협회 회장은 "호주 법 체계를 몰라서, 또 영어가 서툴러서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한인들이 적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뜻이 통하는 몇몇 변호사 동료들과 의기투합해 지난 2011년부터 8월부터 워홀러 등 한인들을 위한 무료 법률상담 서비스를 시작했다. 매년 3만명이 넘는 워홀러들이 호주를 찾고 있지만 악덕 한인 업주들에 의한 임금 및 노동 착취, 취업사기, 이른바 '닭장 셰어'라 불리는 불법 임대차 관행 등에 시달리며 제대로 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홍 회장은 "딱히 워홀러만을 위해 시작한 것은 아니었고 많은 한인들이 영어에 서툴고 호주 법 체계를 몰라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많다는 사실이 안타까워 법률상담을 시작하게 됐지만 지금은 워홀러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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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는 시드니 주재 한국총영사관이 제공했다.

그는 "낯선 이국땅에서 업주로부터 임금 착취를 당해 고통을 겪다가 한인변호사협회가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무료 법률상담을 받고 임금을 돌려받은 워홀러들이 한국에 돌아간 뒤 감사편지를 보내올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적잖은 한인 업주들이 워홀러들에게 법정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주면서 교민 업주와 워홀러 간 반목과 갈등이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홍 회장은 "현지 법을 지키지 않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며 "워홀러들의 경우 임금착취와 관련한 상담사례가 가장 많은데 합당한 행정절차를 거쳐 못 받은 임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도록 조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호주 내에서 한국 워홀러들의 각종 피해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현실과 관련해 워홀비자 발급시 한인변호사협회가 작성한 주의사항을 호주 정부가 PDF파일 형태로 자동 발급하는 등의 근본적 대책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홍 회장과 한인변호사협회 부회장인 최단비 검사 등은 무료 법률상담 서비스 외에도 차세대 한인 전문직 모임의 활성화를 통해 호주 내에서 한인 지도자를 키워내는 활동에도 역점을 기울일 계획이다. 홍 회장은 "갈 길이 멀지만 뜻있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 노력한다면 상황은 조금씩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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