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X파일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2일 도청테이프와 녹취보고서 유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재미교포 박인회씨로부터 미국에 보관 중이던 도청테이프 복사CD 2장과 녹취보고서 3건을 추가로 제출받아 압수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박씨를 설득해 박씨가 미국에 보관하고 있던 CD 2장과 녹취보고서 3건을 국제택배로 전달받아 압수했다. CD 2장은 문제의 도청테이프를 복사한 것으로 보이며 녹취보고서 3건도 기존에 압수한 것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씨가 지난 99년 9월 당시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을 찾아가 금품을 요구한 후 이학수씨를 대신해 박씨와 접촉했던 삼성 사내변호사 김모씨를 전날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또 전날 경기도 분당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공운영씨에 대한 방문조사에서 공씨는 자신의 집에서 압수된 도청테이프 274개와 국정원에 제출한 테이프 261개는 동일할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도청테이프가 공씨 주장대로 동일한 것인지 여부와 함께 테이프 개수 차이가 나는 이유 등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또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재미교포 박인회(구속)씨로부터 삼성과 관련된 도청테이프 녹취보고서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박씨의 부탁을 들어주려 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