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웰빙제품이 뜬다] 건강미ㆍ 여성미를 동시에 `요가패션` 길거리로

몇 년 전만해도 차림새에 신경 꽤나 쓴다는 여성들에게 최대`금기`시된 것은 `츄리닝`이었다. 맨 얼굴과 질끈 맨 머리, 헐렁한 `츄리닝` 바지는 고3 수험생의 독서실 유니폼 또는 아름다워지려는 의지를 망각한 게으름의 표상일 뿐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이른바 `물 좋다`는 청담동 일대에서도 아디다스 줄 무늬가 선명한 트레이닝 바지에 납작한 운동화, 화장기도 거의 없이 생머리를 질끈 묶은 여성들이 너무나 많이 눈에 띈다. 심지어 유명 연예인들도 비슷한 차림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곤 한다. 물론 과거와는 다르다. 이들이 입은 것은 두툼한 면 `츄리닝`이 아니라 편안해 보이면서도 몸에 슬림하게 휘감기는 `트레이닝`바지이고, 화장기 없어보이는 얼굴은 진짜 맨 얼굴이 아니라 한 듯 안한 듯 결점은 보완하면서도 자연스러움은 최대한 살린 `누드 메이크업`이다. 호칭도 달라졌다. 유행에 민감한 사람들은 이 같은 차림새를 두고 `동네 패션`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요가 패션`이라는 엄연한 이름이 존재하기 때문. 무엇보다 이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이제 `게으르다`나 `촌스럽다`가 아닌 `세련됐다`로 바뀌었다. 웰빙 스타일과 그에 따른 요가 열풍은 한낱 운동복 차림을 패션의 중심 트렌드에 우뚝 세워 놓았다. 외화 시리즈나 일부 연예인들의 옷차림에서나 볼 수 있던 요가 패션은 이제 일반 여성들의 옷장에도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스포츠 브랜드는 물론 젊은 여성층을 타깃으로 하는 거의 모든 패션 브랜드가 요가 인기에 편승하기 위해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수행은커녕 제대로 스트레치 한 번 하지 않는 요가 문외한들에게조차 하나의 패션 트렌드로 요가 웨어를 즐기게 된 것. 직접 수행할 때의 기능성 때문에 요가웨어를 입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 편안함과 함께 여성스러움을 자연스럽게 강조해 준다는 특징이 세계적인 요가 패션의 물결을 일으킨 것이다. 요가 웨어처럼 직접적으로 패션 스타일에 영향을 준 경우가 아니라도 `웰빙`의 파급 효과는 패션업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내년 봄ㆍ여름의 패션 동향을 미리 살펴 볼 수 있는 각 패션 쇼장에서는 디자이너들이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최대한 살린 여성스러운 이미지의 의상을 대거 선보이고 나섰다. 실크와 면 등의 천연소재의 부드러운 질감을 살리고 색상도 기본적인 블랙/화이트 외에 파스텔톤의 핑크, 그린, 블루 등 어깨에서 힘을 뺀 가벼운 느낌의 디자인이 내년 상반기 여성복 시장을 수놓을 것이라고 디자이너들은 제안하고 있다. `자연주의`와 일맥상통하는 웰빙 스타일은 패션의 소재에도 색다른 시도를 일으켰다. 질기지만 웬지 살에 닿으면 껄끄러운 합섬섬유 대신 자연 그대로의 천연소재, 나아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몸에 좋다는 식물에서 추출해 낸 새로운 천연섬유가 붐을 일으키고 있다. 새로운 소재 도입에 가장 발빠르게 나선 것은 몸에 1차적으로 닿는 속옷 분야. 웰빙 붐 이후 몸에 좋은 천연 식재료로 인기도를 높이고 있는 녹차와 콩, 알로에부터 황토, 키토산, 숯에 이르기까지 몸에 좋다는 천연소재를 내세운 기능성 건강속옷이 올들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100% 식물성인 콩 내의를 처음으로 출시해 내의업계에 웰빙 바람을 일으킨 ㈜좋은사람들은 하반기 신제품인 `콩의 기적`으로 판매 1개월 안에 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토피나 민감성 피부에 좋다는 기능성과 환경친화적이라는 점 등이 웰빙 컨셉과 맞아떨어지면서 젊은 층에서도 인기라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앞서 상반기에 녹차 추출물을 가공해 만든`녹차의 향기`나, 국내 내의업계 처음으로 화학 염색처리를 하지 않고 100% 천연염색을 한 `자연쪽빛` 등도 각각 건강 기능성과 환경친화를 내세운 `웰빙`내의다. 이 밖에 쌍방울, 비비안, 비너스, 와코루, BYC 등 각 내의 브랜드는 숯과 키토산, 알로에, 쑥, 황토, 청정해안의 머드, 은행, 화산재, 한약초 등 각양각색의 기능성 소재를 개발해 건강 마케팅에 나섰다. 와코루의 `비장탄` 숯 섬유 내의는 혈액 흐름 개선과 피부 노화 억제 등의 기능을 내세워 12만원이라는 고가. 이 밖에도 대부분의 기능성 소재 내의들이 일반 제품보다 20% 정도 비싼 가격에 출시됐지만, 매출 면에서는 안정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겉옷에서도 LG패션이 콩단백질로 만든 마에스트로 캐주얼의 `소이빈 실크 스웨터`를 출시하는 등 친환경 소재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소이빈 실크 스웨터(Soybean Silk Sweater)」는 대두 단백질 100%를 추출한 천연섬유에 실크를 혼방해 생산한 친환경적 소재로, 광택이 뛰어나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또, 가볍고 착용감이 적고 먼지가 적어 피부 자극이 적어 알러지가 있는 사람들이 입기에도 적합하다. 불편하기 그지없는 하이힐을 과감하게 벗어 던지고 발을 위해주는 `컴포트슈즈`를 찾는 소비자들도 늘어났다. 40~50대 `할머니 신발`로만 여겨지던 컴포트 슈즈가 웰빙을 지향하는 실속파 패션 리더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 독일의 캐주얼 샌들 `버켄스탁`은 코르크를 이용해 발 본래의 모양을 유지시켜주는 인체공학적 제조와 세련된 디자인으로 지난 여름 500%의 매출 신장을 기록하면서 패션 아이템으로 급부상했고, 미국의 뉴발란스는 최다 6개의 발너비 사이즈 제품을 내놓아 자신의 발에 꼭 맞는 편안한 신발을 제공해 달리기 붐을 타고 스포츠화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탈리아 수입브랜드인 `제옥스`도 발의 열과 땀을 밖으로 배출해 최대한 쾌적한 상태를 유지해 주는 기능성으로 유통망을 확장하고 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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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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