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에서 이 당선인은 49.43%의 득표율로 40.32%를 얻은 서갑원 새정치연합 후보를 눌렀다. 지난 1988년 소선거구제를 채택한 후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새누리당 계열 간판으로 국회의원이 되는 '선거혁명'을 이룬 것이다.
이를 두고 순천을 비롯한 광주·전남 지역에서 지지자와 반대자들 사이에 선거가 끝나자마자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지역 일꾼'을 뽑아야 한다는 의견과 국정운영에서 각종 참사를 일으킨 여당을 심판해야 하는 선거에서 '자존심도 없는 투표'라는 비판으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이 당선인을 찍었다는 박모(38·순천시)씨는 "이제는 정치적인 판단보다는 지역발전을 위해 누가 진정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면에서 이 당선인은 지역발전에 대한 열정이 있고 실제로 권력 핵심에 가까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예산 폭탄'으로 지역발전을 10년 이상 앞당기겠다"며 "당선되면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호남예산 지원 전초기지'를 만들어 호남 지역의 예산 담당 공무원들이 사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전남 동부권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순천대 의대 유치, 순천만정원 국가정원 지정, 산단 대기업 유치 등 지역경제에 필요한 공약을 내세우는 한편 "호남이 앞장서 새정치민주연합 독점 구도를 깨고 동서통합의 물꼬를 트자"고 호소해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았다.
그러나 박모(53·순천시)씨는 "이번 선거는 '혁명'이 아니라 순천이 '배알도 없는 도시'로 전락한 부끄러운 선거"라며 "인물을 떠나 최근 엄청난 실정을 저지른 현 정권에 면죄부를 주고 핵심 역할을 한 사람을 당선시킨 것은 '영혼이 없는 투표'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반대자들은 이 당선인의 인물됨을 떠나서 사회·역사적 정의 차원에서 당연히 표로 심판해야 할 대상을 '인물론'과 '지역발전론'이라는 그럴듯한 포장에 속아 자존심을 버린 투표를 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선거 결과는 호남을 텃밭으로 여기는 새정치연합의 공천 행태에서 비롯됐다는 비판도 거세게 일고 있다.
무리한 전략공천과 공천 과정에서의 불공정하고 오락가락하는 경선 기준 등이 지역 유권자들에게 새정치연합에 대한 환멸감을 심었다는 것이다.
이윤석 새정치연합 전남도당위원장도 "공천과정에서 공천 방식을 둘러싸고 내부 갈등이 너무 심했고 '지역발전'을 앞세운 상대 후보와 달리 '박근혜·세월호 심판'만을 앞세운 선거 프레임에서 압도당했다"며 "특히 예산 확보 활동을 정말 열정적으로 한 사실을 지역 공무원들이면 다 알 만큼 이 당선인 자체가 진정성 있고 역량이 특출한 사람"이라고 패인을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