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하반기 경제운용 해법 찾아라] 2기 경제팀 '나홀로 낙관론' 접고 추경 카드 쓰려거든 빨리 꺼내야

규모보다 타이밍이 중요… 2분기 지표 나오는 내달말이 적기


2기 경제팀은 나 홀로 경기낙관론을 접고 전면적인 경기부양에 나설까. 정부 밖에서만 군불을 지피던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논의가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를 정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입각하면 경기회복의 기폭제로 부동산 경기 부양과 추경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아보이기 때문이다.

최 후보자가 체감경기로 느낄 수 있는 정책을 강조해온 만큼 금리인하와 추경 편성이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금리인하에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다음달 발표되는 경기전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분수령은 다음달 기재부가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한은이 내놓는 수정 경제전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발표는 당초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로 예정됐으나 다음달 중순 이후로 늦춰졌다. 현오석 부총리의 원안이 상당 부분 손질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 후보자의 색깔이 확실하게 입혀질 가능성이 높다. 최 후보자는 "경제가 돌아간다는 희망을 빨리 주는 것이 경제팀의 최대 과제"라고 천명한 바 있다.


여기에 한은이 다음달 10일 발표하는 7월 수정 경제전망은 올해 성장률의 3%대 하향 조정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 4월 발표했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4.0%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방향은 인상'이라던 기존 발언에 대해 "당시 발언은 올해 4%, 내년 4.2% 성장 전망치를 전제로 한 것"이라며 7월 전망에 따라 금리 향방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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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정부가 추경을 하기로 결심했다면 2·4분기 지표를 확인한 7월 말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를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은이 다음달 24일에 발표하는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속보치'는 세월호 참사에 따른 내수위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지표 확인과 함께 추경을 단행할 경우 추석 전에 돈이 풀리면서 효과가 커질 수 있다.

추경 규모는 경기보완 수준에서 추진했던 지난해 수준은 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해 추경 총액은 17조3,000억원이었으나 이 중 세수 펑크를 메우기 위한 세입경정 12조원을 빼면 실제 경기부양용 세출추경은 5조3,000억원가량이었다. 다만 추경은 규모보다는 타이밍이 더 중요하고 한은과의 정책공조가 확실할 경우 더 높은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 서울경제신문이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한 하반기 경제정책운용 방안 설문조사에서도 72%(36명)가 추경에 찬성했다. 규모로는 64%(32명)가 소규모 추경을, 8%(4명)는 대규모 추경이 필요하다고 봤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추경은 시차가 있는 정책이어서 빨리 할수록 좋다"며 "규모는 재정부담을 고려해 지난해와 비슷한 정도가 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경 타이밍을 적절하게 잡았더라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시간을 끌지 않아야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했다.

물론 추경 카드에 대한 신중론 또한 여전하다. 현재의 상황을 아무리 확대 해석해도 추경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 6년 연속 재정적자에 빠져 있는 것도 부담이다. 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4 한국 경제 보고서'를 통해 경기악화를 전제로 기준금리 인하와 같은 통화완화 정책과 추경 등 재정정책을 동원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놓은 것은 정부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갑론을박의 와중에 OECD가 최 후보자가 하반기 경제정책 밑그림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추경 카드에 강력한 논리적 근거를 제시해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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