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승엽 부상, 불운인가? 액땜인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던 이승엽(29.지바 롯데마린스)이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더욱이 낯선 포지션인 좌익수 수비훈련을 하다 다쳤기 때문에 올해도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비관나저 나오고 있다. 부상이란 운동선수들에게 치명적인 적인 것은 분명하다. `야구 천재'라고 불렸던 이종범(기아)은 일본 진출 첫 해인 98년 차츰 적응해갈 무렵 오른쪽 팔꿈치에 공을 맞고 쓰러진 뒤 재기에 실패했고 최근 수년간 헤매고있는 박찬호(텍사스)의 부진도 고질적인 허리병에서 비롯됐다. 이승엽은 가고시마 스프링캠프 마지막 날 외야펜스에 부딪혀 목과 왼손을 다쳤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상태다. 2일 히메지에서 열린 시범경기 개막전에 이승엽은 출장하지 못했지만 경기 전스트레칭과 타격 훈련은 모두 소화했다. 또한 고무적인 사실이 이승엽의 표정이 어느때 보다 밝았다는 것이다. 경기내내 벤치에서 동료들에게 파이팅을 외쳤던 이승엽은 경기 뒤 기자에게 "저때문에 일부러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출전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웃었다. 구단 버스에 오르기 전에는 "내일은 자고 일어나면 가뿐해 질 것 같다"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승엽은 국내에서 활동하던 시절 대스타답지 않은 소탈하고 쾌활한 성격으로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일본에서 부진이 계속되자 지난 해 후반기부터는 훈련에만 매달리면서표정이 굳어졌고 말수도 부쩍 줄었었다. 때문에 이번 부상으로 이승엽이 심적인 안정감을 찾는 동시에 큰 부상을 예방할수 있는 경계심을 가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관측도 있다. 이승엽의 통역을 맡고 있는 이동훈씨는 "이승엽은 지난 8월부터 앞만 보고 달려왔다. 부상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잠시 자신을 돌아 보며 조심할 수 있는 계기가 될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겨울 혹독한 훈련으로 재기를 준비했던 이승엽에게 닥친 부상이 불운의 시작이 아닌, 올해의 액땜으로 넘어가기를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고베=연합뉴스) 천병혁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